|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영국 타워햄리츠구 구의회의 중국 대사관 이전 계획 불허 결정과 관련해, 마감시한인 이날까지 항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2018년 런던 동부에 위치한 옛 조폐국 부지를 2억 5500만파운드(약 4000억원)에 매입하고 대사관 이전을 추진했다. 중국은 70만평방피트 부지에 현재 런던주재대사관의 10배, 미국 워싱턴주재 중국대사관의 2배에 가까운 규모의 새 대사관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역 주민과 구의회는 중국 대사관이 테러의 표적이 되거나 반중 시위대가 몰려들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했다. 역사적 의미가 큰 19세기 조폐국 부지에 중국 대사관이 들어서선 안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구의회는 중국에 항의하기 위해 조폐국 인근 거리의 이름을 ‘톈안먼 광장’, ‘위구르 법정’, ‘홍콩 거리’ 등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중국은 대사관 이전 계획을 일단 중단했지만, 영국 중앙 정부가 대사관 이전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비판했다. 런던주재 중국대사관은 “외교관 건설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것은 주재국의 외교적 의무”라며 “영국 측이 이 의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 이전 계획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 익명의 소식통은 “중국 외교부는 지역 정치권이 대사관 이전 계획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고 있다”며 “중앙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주재 중국대사관 이전 계획이 무산되면서 영국과 중국의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대사관 이전 논란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보수당 대중 강경파의 압박 불구하고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나왔다”고 평가했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중국의 대응과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을 영국이 강하게 비판하면서 양국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영국 집권 보수당은 수낵 총리 내각이 더욱 강경한 대중 노선을 채택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