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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亞안보회의 날선 대립…대만·인태전략 충돌

신정은 기자I 2022.06.12 16:55:10

웨이 中국방부장 "대만독립 시도시 일전불사" 경고
오스틴 美국방장관 "中, 인·태 안정 위협"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전면 대립했다. 대만 문제는 물론 미국의 인도·태평양(인태) 전략을 놓고 충돌하며 신냉전의 기류가 짙어지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사진= AFP)
12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급)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기조연설에서 “대만 독립은 결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웨이 부장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전날 연설에서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와 안정을 위협한다고 비판한 것을 겨냥한 듯 “어떤 국가는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약속을 저버리고, 대만독립 세력의 도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지지하며 걸핏하면 ‘대만 카드’를 들고 나온다”며 “대만관계법을 들먹이며 일방적으로 포격을 가하는 국내법을 이용해 남의 나라 일과 내정에 간섭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과 1979년 수교하면서 대만과 맺고 있던 공동방위조약을 폐기하고 대만관계법(TRA)을 마련했는데 여기에는 대만에 대한 방어적 성격의 무기 제공 등 내용이 담겨있다.

웨이 부장은 이어 “미국은 통일을 위해 남북전쟁을 치렀고, 중국은 이런 내전을 원치 않았지만 대만 독립의 어떠한 분열 책동이든 결연히 분쇄할 것”이라며 “누군가가 감히 대만을 분열(중국에서 분리)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일전을 불사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는 10일부터 이날까지 싱가포르에서 사흘간 열렸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3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사흘 내내 격돌했다.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오른쪽에서 네번째)와 로이드 오스틴 (왼쪽 첫번째) 미국 국방장관. (사진=AFP)
회의 첫날인 10일 오스틴 장관과 웨이 부장은 첫 대면 회담을 하고 대만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오스틴 장관은 또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하지 말 것을 중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오스틴 장관은 본회의 연설에서도 “우리는 대만 인근에서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군사 활동이 점증하는 것을 목격해왔다”며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의 안보·안정 그리고 번영을 해치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인도·태평양은 미국 대전략의 중심에 있다”며 중국을 견제했다.

이에 대해 허레이 군사과학원 부원장은 “오스틴 장관의 발언은 역대 미 국방장관의 샹그릴라 대화 연설 가운데 가장 노골적이고 전면적으로 중국을 비방하고 공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뿐 아니라 그 동맹국들도 중국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국방장관은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달 중국군 전투기들이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북한의 유엔 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하는 캐나다 공군 초계기를 방해한 사실을 거론하며 “매우 우려스럽다. 프로 답지 못했다(unprofessional)”고 비판했다. 뉴질랜드는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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