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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외무장관으로는 5년 만에 중국을 찾은 클레벌리 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왕 부장을 만나 회담을 가졌다. 두 외교 정상은 대만 및 홍콩 문제와 경제·무역 협력 등 양국 간 현안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 핵 문제 등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왕 부장은 클레벌리 장관과의 회담에서 “영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날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대만은 독립 국가’라고 인정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이어 “중국은 항상 영국의 대국 지위와 역할을 중시하고 안정적·호혜적 양국 관계를 위해 힘쓰며 양국 협력이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며 “서로의 발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해와 신뢰를 높이면 중·영 관계는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클레벌리 장관은 “대만 문제에 대한 영국 정부의 입장은 변화가 없으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며 “영국 기업은 중국과 협력하고 중국 시장을 개척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다만 그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홍콩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또 “장관 대 장관 등 상호 간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총리와 중국 주석이 직접 대화할 기회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수낵 총리는 다음 달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7개국(G7) 정상 대부분이 시 주석과 만났지만, 지난해 10월 취임한 수낵 총리는 아직 시 주석과 대면한 적이 없다.
수낵 총리는 더욱 강경한 대중 노선을 채택해야 한다는 집권 보수당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이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에 대한 중국의 대응과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등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중국과 영국은 최근까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