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버드와이저는 개막 이틀을 앞둔 지난달 18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장 주변에서 주류판매를 금지하자 월드컵을 통해 기대했던 대량 매출의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데일리메일이나 더선 등 일부 외신들은 버드와이저가 다음 월드컵인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후원계약금액 중 약 절반을 공제요청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버드와이저의 이같은 계획이 실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기 월드컵 개최지가 버드와이저의 본고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중미 지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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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맥주 판매 금지로 기대했던 매출은 거두지 못했지만 브랜드 홍보효과는 톡톡히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에서 버드와이저를 판매하는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대형 스포츠 행사의 후원사로 참여하는 것은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하겠다는 정량적 개념의 프로모션과 다르다”며 “세계인들에게 버드와이저라는 브랜드를 노출해 선호도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주류판매금지 조치로 버드와이저 본사가 당황했다는 기사때문에 버드와이저라는 브랜드를 더욱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식 스폰서인 코카콜라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기의 경우 날씨가 추운 저녁에 열렸고 사회적 분위기로 거리응원이 제한적으로 진행되면서 별도의 오프라인 프로모션은 하지 못했다”며 “과거처럼 여름철 월드컵이었다면 음료 소비도 많고 거리응원에 맞춰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경기장 안팎에서 코카콜라, 스포츠 이온음료(파워에이드) 등의 제품 매출이 있었다”며 “선수들이 코카콜라 제품을 마시는 장면도 노출되면서 브랜드 제고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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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11월은 유통업계 비수기로 평가된다. 하지만 올해는 월드컵 기세를 타면서 치킨, 주류, 편의점 뿐만 아니라 TV홈쇼핑도 특수를 누렸다.
특히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마다 치킨 브랜드의 매출은 급증했다. 1차전이었던 우루과이전에 교촌치킨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이 폭주한 주문량 탓에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특히 예선 3차전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한 지난 2일에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월드컵 특수를 가장 누린 곳은 단연 편의점이다. 늦은 밤 경기가 중계도면서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가나전 개최 당일 맥주 매출은 직전 2주 대비 195%나 급증했다. 16강의 조력국이 된 가나덕에 가나초콜릿 판매량이 늘기도 했다.
급증했고, 포르투갈전이 열린 12월2일에도 주요 상품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GS25에 따르면 경기 당일 매출이 크게 증가한 품목은 맥주(121.3%), 치킨(124.7%), 안주류(99%)다. 거리 응원을 허용함에 따라 인근 편의점 매출도 늘어났다. 16강 진출의 조력자라는 이유는 ‘가나’ 초콜릿 판매량이 늘어나고, 새벽 4시에 시작하는 브라질전을 앞두고 에너지음료가 다량 판매된 것도 편의점 매출에 도움이 됐다. 증권가에서도 편의점 업계의 호실적을 예측한다. 정소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CU와 GS리테일은 우호적 날씨와 월드컵 특수에 따라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성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