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시장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것은 상호주의적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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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토착왜구’, ‘쪽발이’, ‘정신 나갔냐’, ‘미통당답다’ 등 평생 먹을 욕을 밤사이 다 먹은 것 같다”고 토로하면서도 “반일감정이 팽배한 이 시점에 굳이 그런 일을 했느냐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면서도 시민들께 이해를 구하는 측면에서 설명을 좀 드리고자 한다”고 나섰다.
주 시장은 “이번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 하에 지원하는 것이다. 2016년 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을 때 우리 경주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ㆍ우호도시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바로 한두 달 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시안, 양저우, 칭다오 등 중국으로부터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많이 지원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본이 우리보다 방역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이럴 때 대승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문화대국인 우리의 아량이고 진정으로 일본을 이기는 길이 아닐까. 전쟁 중 적에게도 의료 등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하는 법”이라고 했다.
또 1000년간 한 나라의 수도였다는 공통점이 있는 교토시와 관광사업을 협의하는 등 관광도시로서 경제적 이해관계도 있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주 시장은 “더욱이 이번에 우리 시가 방역물품을 보낸 나라시와 교토시는 역사문화도시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교류해 온 사이”라면서 “특히 나라시는 올해가 서로 자매결연을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고 교토시와는 양국의 천년고도를 잇는 뱃길관광 크루즈사업을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주 시장은 “지정학적으로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한중일 관계는 역사의 굴곡도 깊고 국민감정도 교차하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관계”라면서 “이미 세 나라는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고 순망치한의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300년 동안 한반도의 수도로서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넓은 포용력과 개방성에 있었다. 지금의 경주도 다르지 않다. 외국에서 많은 손님들이 와야, 다시 말해 열고 품어야 먹고 살 수 있는 국제관광도시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주 시장은 “그런 복합적 관점에서 방역에 다소 여유가 생긴 우리 시가 지원을 하게 되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반일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극일(일본을 이기는 것)이라는 점을 간곡히 호소드리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지난 17일 경주시는 일본 나라시와 교토시에 각각 비축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씩을 항공편으로 보냈다. 이달 말까지 자매결연도시인 오바마시, 우호도시인 우사시와 닛코시 등 3개 도시에도 방호복 각 500세트와 방호용 안경 각 500개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경주시 홈페이지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역사적, 정치적으로 계속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 ‘받은 것도 없는데 왜 도움을 주냐’ 등 항의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