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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묶인 26척’ 해운사 피해 눈덩이…‘나프타 쇼크 지속’ 석화업계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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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I 2026.04.14 05:47:22

발 묶인 韓선박 26척…고립 장기화
통항 재개되더라도 병목현상 전망
유가 100달러 돌파·나프타 수급 불안

[이데일리 김성진 박민웅 기자] 미국이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해상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에 나서면서 국내 해운·에너지업계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에 발 묶인 선박들의 고립이 이어지며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았고,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재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도 장기화 조짐이 감지된다. 업계에서는 봉쇄가 풀리더라도 당분간 선박들의 통항은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12일(현지시간)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적용 시점은 미 동부시간 기준 13일 오전 10시로, 한국 시간으로는 이날 오후 11시에 해당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결렬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해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랍에미리트 미나 알 파예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 호르무즈해협에는 국내 선박 26척과 선원 173명이 지난달부터 발이 묶인 상태다. 업계에서는 제한된 통항 규모와 절차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이들이 빠져나오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하루 15척이면 통상 대비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자동차 도로로 치면 8차선 도로를 막아놓고 1개 차로만 열어둔 것과 같다. 정상적인 개방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휴전 이후 3일간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0여척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중국·이란 연관 선박이 대부분으로, 일반 상선들은 여전히 진입을 기피하는 분위기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약 2000척의 선박이 대기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통항이 재개되더라도 제한된 통항 여건 속에서 병목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25%가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이 지역의 통항이 제한될 경우 중동산 원유의 글로벌 공급에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맞물려 국제유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중동전쟁 전에는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움직이던 국제유가는 전쟁 직후 급등하기 시작하더니 3월 30일에는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급격하게 치솟았던 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소식과 함께 급락하며 94달러 선까지 내려왔으나,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에 나서기로 하자마자 다시 100달러를 넘어섰다.

정유업계에서는 유가가 단기간에 요동치는 탓에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요 위축과 공급망 불안이 겹쳐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정유업체들은 정제마진 상승 덕에 전년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제마진은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값으로, 정유사들의 핵심 이익 지표로 여겨진다. 그러나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고 유가가 계속 요동칠 경우 장기적으로는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은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싸이클 산업”이라며 “단기간의 이익보다는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나프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프타는 에틸렌 등 기초화학제품 생산의 핵심 원료로,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원재료 확보 부담이 커지면서 생산량 조절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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