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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나단 레이놀즈 영국 기업·무역 장관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침착하게 협상에 집중하는 것이며, 이번 발표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라며 “그 누구도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에 대한 10% 관세는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에는 20%, 일본에는 24%, 한국에는 25%, 중국에는 34%, 베트남에는 46%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새로운 무역 조치를 발표했다. 그는 이를 “미국 경제의 해방의 날”이라고 칭하며 “공정한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10% 관세를 적용받은 것은 영국의 전략이 효과적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10%와 20%의 관세 차이는 수천 개의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관세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큰 타격이 됐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지난 몇 주 동안 영국산 제품이 이번 관세 조치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결국 10%의 관세를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국산 제품에 부과된 10%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영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한 것이다. 반면, 다른 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호적인 상호 관세(kind reciprocal tariffs)’라고 표현한 할인된 세율을 적용받았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최소 기준’ 관세가 10%라고 강조했다.
경제 분석 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10%의 미국 관세가 영국의 GDP를 0.01~0.06%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했으며, 글로벌 무역 흐름 변화로 인한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하면 최대 0.13%의 경제적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레이놀즈 장관은 “우리는 여러 가지 대응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국가 이익을 지키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으며, 영국 정부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영국은 침착하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보복 관세 도입보다는 외교적 해법을 우선할 것임을 시사했다.
영국 제조업 연합(MakeUK)과 영국 상공회의소(BCC) 등 주요 경제 단체들도 “지금은 무역 전쟁을 벌일 시점이 아니다”라며 영국 정부의 신중한 대응을 지지했다.
영국 정부는 여전히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영국산 제품이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영국이 미국과 별도의 무역 합의를 이끌어내더라도 트럼프의 대규모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무역 위축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 재무위원회에서 “이것이 우리가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며, 영국이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라며 “영국에 부과된 특정 관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글로벌 경제 환경이다. 영국은 개방 경제를 유지하는 국가로서, 해외 시장의 수요 위축과 관세로 인한 해외 물가 상승이 영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레인 뉴턴 스미스 영국 산업연맹(CBI) 회장은 “무역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며 “이번 발표는 전 세계 기업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