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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전날부터 이틀간 18세 이상 유권자 108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5%포인트 하락한 16%로 집계됐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9%로, 마이니치신문이 지지율 조사를 시작한 지난 1947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내각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지면서 기시다 총리는 사실상 퇴진 위기에 놓였다. 일본 내각 지지율이 20%를 밑돈 것은 간 나오토 정권(현 입헌민주당) 시절이던 2011년 8월(15%) 이후 처음이다. 당시 간 나오토 내각은 동일본 대지진 참사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지지율이 떨어졌다. 민주당은 결국 이듬해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정권을 빼앗겼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테레비도쿄가 공동 진행한 12월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전월대비 4%포인트 내린 2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68%에 달해 역대 최고였다. 닛케이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에 대해 “정권 유지가 위태로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자민당에 대한 신뢰도 땅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금 의혹에 대한 자민당 집행부와 아베 파벌이 일본 국민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91%가 ‘불충분하다’라고 답했다.
마이니치는 지난 6월 일본판 주민등록증 ‘마이넘버카드’ 행정 오류 이후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본격 하락해 9월 발표한 개각과 감세 정책에도 반등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아베파 비자금 의혹으로 정부 2인자인 마쓰노 히로카즈 전 관방장관을 경질한 것을 두고 “기시다 총리의 국정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베파 등은 정치자금 모금회에서 각 의원에게 1장에 2만엔(약 18만원)인 행사 참여권을 수십~수백 장씩 할당해 판매한 뒤 초과 수익을 기록 없이 각 의원에게 돌려줘 뒷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베파가 조성한 비자금 규모는 5억엔(약 46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4일 아베파 소속 각료 4명을 비(非)아베파 의원들로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