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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린 개막식 무대도 높은 단상을 없애고 목재팔레트를 병풍으로 다양한 식물을 걸어 구성한 벽면과 잔디무대를 마련했다. 넓은 잔디밭에 시민들의 좌석도 낮고 작은 평상처럼 마련해 시민들은 마치 피크닉을 온 것 같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격식없는 축제 분위기에 흠뻑 빠졌다.
◇도심 속 녹색이 주는 편안함 ‘유명 조경가 초청 정원’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형 정원박람회 ‘2018 서울정원박람회’를 3일부터 9일까지 여의도공원에서 개최한다. 올해는 새로운 정원 81개소와 작년에 조성하고 유지한 정원 14개소 등 총 95개의 정원이 마련됐다. 다양한 부대행사까지 무려 11만3000여㎡(잠실야구장 경기장 면적의 약 8배)의 대규모로 진행된다.
국내외 유명 조경가의 정원은 어떤 모습일까. 문화의마당 동쪽 ‘C-47 비행기전시관’ 앞에는 둥근 터널 형태의 정원이 조성됐다. 마치 이글루 같기도 하고, 풍선모양 같기도한 이것은 프랑스의 벽면녹화의 거장, 아모리갈롱(Amaury Gallon)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린버블(Green Bubble)’ 정원이다.
프랑스 출신의 초청작가 아모리갈롱은 2014년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에이 디자인 어워드 그린 디자인 부문’, ‘2016년 레 빅투아 듀 페이샤즈의 악사 행잉 가든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초청정원 그린버블은 삭막한 도시의 분위기와 나빠지는 대기환경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녹색이 주는 건강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초화류들을 화분에 심고 터널형태의 프레임에 걸어 행잉가든 형태로 조성한 정원이다.
아울러 국내 주택정원 분야에서 대표적인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김용택 소장을 초청했다. 작품명은 ‘꽃밭·텃밭’. 김작가는 일상생활에서 음식을 먹는 것도 일종의 피크닉으로 생각해, 사람들이 정원에서 꽃도 기르고 채소도 재배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여유있는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원형의 정원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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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정원작가들이 만든 예술정원 7개소도 서울정원박람회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백미중의 백미다.
시는 ‘서울피크닉’이라는 주제로 지난 5월 정원디자인을 공모해 접수된 40개 작품 중 최종 선발된 7개 작품을 이번 박람회에 전시했다.
여유를 즐기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날씨와 계절, 분위기에 따라 내가 원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피크닉을 즐기는 N가지 방법’. 일상을 벗어나 꽃과 나비가 있는 무릉도원에 있는 듯 외부와 차단된 정원에서 복잡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도원(桃源)’ 등이다. 잠시 이 정원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보면 익숙한 높은 빌딩들은 그대로지만 주변은 꽃과 나무와 풀에 둘러싸여 마치 잘 그려진 그림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착각도 느끼게 된다.
국립수목원 제이드 가든 등 국내 유수의 수목원이 조성한 초청정원도 지나가는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국립수목원은 도시의 지친 일상 속, 많은 사람들이 앉아 함께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피크닉정원으로 ‘모두의 피크닉_꿈으로 떠난 소풍’을, 제이드가든은 그리운 겨레의 언덕을, 꿈같은 소풍 이야기를 정원에서 먼저 나누기를 희망하여 개마고원 주변을 형상화한 ‘PEAKnic Garden in Seoul’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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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일반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되는 ‘나를 위한 포미터 가든’ 정원 20개소와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가득한 팝업가든 10개소도 관심을 끈다.
‘포미터 가든’은 4㎡와 16㎡의 부지에 조성된 “나를 위한 공간(For me 터)”을 의미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실제 구현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정원들로 이뤄졌다.
특히 올해 새롭게 도입된 무빙포미터(4㎡의 프레임에 바퀴를 달아 움직일 수 있게 만든 정원)는 박람회기간동안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매일매일 새롭게 연출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팝업가든 콘테스트는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의 톡톡튀고 참신한 아이디로 탄생한 정원으로 포토존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작년 서울정원박람회는 5일 간 68만명이 방문했다. 서울시는 올해 박람회 기간을 7일로 연장해 더욱 수준 높은 정원, 다양한 프로그램, 볼거리 풍성한 전시 등을 마련한 만큼 더 많은 시민들이 박람회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이번 정원박람회가 끝나면 작가정원 7개소와 초청정원 2개소는 그대로 유지해 시민들이 계속 도심속 정원을 즐기도록 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는 장소를 녹지가 없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개최한다. 정원박람회 후에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녹시공간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2018 서울정원박람회는 단순한 정원전시와 정원문화 교류 차원을 넘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꽃과 나무로 행복을 전하고자 노력했다”며 “전문 작가와 시민들이 만든 소중한 정원들은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여의도공원에 존치되거나 각 자치구와 시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 ‘숲과 정원의 도시, 서울’을 이루는 데 훌륭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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