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짜리 불법 정력제 만원에 판 '탕치기' 일당 검거

최선 기자I 2012.10.23 11:15:02

서울시 특사경, 3명 구속, 7명 불구속 입건
판매금액만 45억 원, 100배 넘는 폭리 취하기도

[이데일리 최선 기자]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을 중국에서 불법으로 사들여 한방정력제를 제조·판매한 대규모 ‘탕치기’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5월 가짜 한방정력제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포착, 수사에 들어가 국내 제조·판매상과 대규모 판매업자 등 3명을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탕치기’란 대량생산한 물품을 일시에 판매한 뒤 증거를 인멸하고 같은 제품을 이름만 바꿔 다시 판매하는 수법을 말한다.

피의자들은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탕치기 수법으로 불법영업을 하는 한편 중국에 서버를 둔 홈페이지를 개설해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았다. 이들은 주소가 해외로 된 이메일, 외국 대포폰, 수십 개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수사망을 피했다. 특히 중국에서 들여온 불법 한방정력제의 경우 1정당 117원에 사들인 것을 1만2000원에 팔아 100배가 넘는 폭리를 취하기도 했다.

서울시 특사경은 피의자들이 판매한 제품의 성분을 검사해 발기부전치료제 성분이 함유돼 있음을 확인했다. 또 시는 수사과정에서 발견된 시가 8억7000만원 상당의 가짜 정력제 6만6450정과 원료, 포장용 플라스틱 통, 포장 박스를 압수했다. 이들이 그동안 판매한 제품의 금액은 45억원에 달한다.

이들은 심한 두통과 고열, 가슴답답함, 발기지속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구매자들에게 ‘노폐물이 빠지면서 몸이 좋아지는 현상’이라 둘러대고 계속 복용하도록 권유, 일부 구매자들은 병원 신세까지 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구매자들 중에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현재까지 4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박중규 서울시 특별사법경찰과장은 “발기부전 치료제는 전문의약품으로 인터넷에서 불법 유통되는 제품의 경우 성분을 신뢰할 수 없다”며 “구매 의사가 있는 시민들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해달라”고 당부했다.

압수된 불법한방정력제와 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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