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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인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와 켄터키, 펜실베이니아, 테네시 등에 북극 한파와 폭설을 동반한 사이클론이 강타하면서 미 전역의 70만가구가 정전됐다.
이날 새벽 한때는 180만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으며, 오후로 들어서며 복구 작업이 시작되면서 일부에선 전기 공급이 재개됐다. 하지만 여전히 100만가구 이상이 잠재적인 정전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북극의 찬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 ‘폭탄 사이클론’ 미 중서부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미 전역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사이클론이 발생한 지난 21일 이후 현재까지 최소 18명이 한파와 자동차 사고 등으로 사망했다고 AP는 전했다.
미 50개 주(州) 중 48개 주에 한파 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지난 22일 북서부 몬태나주의 산악 지대의 기온은 영하 45.6도까지 떨어졌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미국 전역에서 100개 이상의 최저 기온 기록이 깨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AP는 미국 인구의 약 60%가량이 각종 기상경보에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폭설과 강풍으로 항공기 결항 사태도 확산하고 있다. 항공 정보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 전역에서 모두 250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5700편의 운항 일정이 연기됐다.
일본에서도 지난 17일부터 간헐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대규모 정전사태와 인명피해가 잇따랐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북일본과 서일본 상공으로 유입된 강한 한기와 겨울형 기압 배치의 영향으로 동해 방면 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렸다.
일본 열도 최북단인 홋카이도에서는 25일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약 1만9500가구에 정전이 발생했다. 전날 오전까지 24시간 동안 야마가타현 오구니마치에는 97㎝, 니가타현 세키카와무라에는 81㎝의 눈 폭탄이 쏟아졌다.
일본 NHK 방송은 소방청 발표를 인용해 17일부터 24일까지 폭설로 11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77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또 폭설로 항공편이 취소되고 고속열차인 신칸센이 일부 구간에서 지연되는 등 교통에도 차질이 생겼다. 일본 전역의 약 1400개 학교가 휴교하거나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한국도 성탄절에 맞춰 찾아온 대설과 한파로 몸살을 앓았다. 나흘간 이어진 폭설로 24일 오후 6시 기준 전국 380곳의 시설물이 무너지고, 900건이 넘는 계량기 동파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제주도는 폭설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연휴를 맞아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대거 발이 묶였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대설로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됐다. 23일에는 단 4편만 운항하고 사전 결항편을 포함해 477편이 취소됐다. 이틀 간 제주도에 묶인 관광객 수는 2만~3만명으로 제주도관광협회는 추산했다.
항공편은 24일 오후 기상 상황이 나아지면서 운항이 재개됐지만, 대기 발권이 급증하면서 탑승 수속에 시간이 소요되는 등 출발 지연 사태가 발생했다. 공항은 항공권을 구하기 위한 관광객이 몰리면서 오전부터 북적거렸다. 항공사 창구 앞에는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두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곳곳에 긴 줄이 생겼다. 대설특보는 해제 됐지만 한파는 26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