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4개국과 무역 합의…속내는 中 견제

김겨레 기자I 2025.10.27 07:19:15

''아시아 순방'' 트럼프, 동남아와 연쇄 무역 합의
동남아와 공조해 中희토류 패권 약화 의도
동남아 4개국, 미국산 제품 구매·투자 계획도 발표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 나선 가운데 미국이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과 무역 합의에 나섰다. 미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공조해 중국의 희토류 광물 패권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진=AFP)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4개국과 무역 합의를 이뤘다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 캄보디아와는 ‘상호무역협정 합의’를, 태국, 베트남과는 ‘상호무역협정 프레임워크 합의’를 체결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미국은 말레이시아·캄보디아·태국산 제품에 대해 19%의 상호관세율을, 베트남에 대해서는 20%의 상호관세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미국의 공산품 및 농산물 수출품에 대해 시장 우대 접근을 제공하기로 했다. 캄보디아와 태국은 미국산 공산품 및 식품·농산품에 부과되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미국의 디지털 서비스나 디지털 제품에 대해 ‘디지털세’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으며, 차별적 조치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말레이시아는 향후 10년간 미국에 700억달러(약 100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태국은 188억달러(약 27조원) 규모의 미국산 항공기 80대를 구매하기로 했으며, 캄보디아 역시 보잉과 협력해 항공 부문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미국에 핵심 광물 및 희토류 원소 수출을 금지하거나 할당제를 두지 않기로 약속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미국 기업과 협력해 핵심 광물 및 희토류 산업의 발전을 지지하기로 했다. 자동차 안전·배출가스 기준, 의약품 및 의료기기 허가 기준 등 비관세 장벽도 낮추기로 했다.

미국이 동남아 주요국들과 희토류 핵심 광물을 포함한 무역 협정을 체결한 것은 중국의 무역 패권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동성명에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 근절을 이유로 중국 기업을 제재할 경우 이들 동남아 국가가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뉴욕타임스(NYT)는 동남아 국가와 연쇄 무역협정이 오는 30일 한국 부산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NYT는 “동남아 4개국과 협정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를 뒷받침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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