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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넘은 바람은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 순간 풍속이 시속 90㎞에 달하는 강도로 불었다. 이 영향으로 이날 경북 전역과 영남 대부분엔 건조 특보가 내려졌고 실제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는 데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이밖에 경북과 경남 북부, 강원 동해안 등 남동부 지역과 내륙, 제주 북부, 울릉도·독도에는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다. 건조경보는 실효습도 25% 이하(주의보 35%)의 상태가 2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공기 중 실효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초여름 날씨 대비 발화율이 25배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전날 동해안 지역을 따라 발효된 강풍 특보가 해제됐지만 오는 24일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순간 풍속 55㎞/h 내외(산지는 70㎞/h 내외)의 강풍이 다시 불어 남은 불씨가 커질 위험이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낮 동안 기온이 오르면 위로 상승하는 난류가 생기고 산불이 난 곳은 공기가 더 뜨겁기 때문에 바람이 거세게 꺾여 불면서 불씨가 날아다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는 24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전남권과 경남 남해안, 제주도 지역에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수량은 많지 않다.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 5mm 미만 △경남·남해안 5mm 미만 △제주도 5mm 내외다. 27일 오전엔 남부 지방 등에도 비소식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변동성이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기예보는 아직 변동성이 너무 많아 강수량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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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 기온 상승으로 토양과 나무의 수분이 잘 증발하고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늘어나면서 산불은 대형·동시 다발화되고 있다. 지난달 산림청은 ‘2024년 산불통계 연보’에서 2020년대의 산불 면적이 2010년대보다 7.3배 늘고 대형산불이 3.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불은 봄철(65%)에 집중됐고 월별로는 3월(38건)에 가장 크게 발생했다. 아울러 4월 청명과 식목일, 5월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에도 최근 10년간 각각 연평균 10.9건, 6.7건씩 산불이 발생해 화재 위험이 꾸준히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심해질 경우 대형 산불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연구부 부장은 “기후변화 때문에 강수량은 많아지는데 집중 강수형태라 여름에 ‘폭염 가뭄’이란 용어가 등장했다”며 “보통 장마 이후에 비가 많이 왔는데 요즘은 폭염기에 가물고 화재가 잘 발생해 산불이 연중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에 연평균 136일이던 산불 발생일이 2020년에는 161일까지 늘었다”며 “(산불은) 대부분 인위적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단속과 예방 교육을 병행해도 이런 일이 반복돼 안타깝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