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스파이' 흰돌고래, 노르웨이서 사체로 발견

장영은 기자I 2024.09.01 22:01:54

2019년 노르웨이 해안서 처음 목격된 흰돌고래(벨루가)
수중 카메라용 벨트 착용…러 ''군사목적'' 가능성 제기
평균수명보다 일찍 죽어…환경단체서 사인 조사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러시아 스파이 고래’로 알려진 흰돌고래(벨루가)가 노르웨이 앞 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이 고래가 노르웨이 바다에서 처음 목격된 지 약 5년 만이다.

2019년 노르웨이 앞바다에서 발견된 흰돌고래 ‘발디미르’. (사진= AFP)


뉴욕타임스는 지난 31일(현지시간) 비영리 환경보존단체 ‘마린 마인드’를 인용해 러시아 스파이 고래로 세간에 알려진 흰돌고래 ‘발디미르’가 노르웨이 남서부 리사비카 인근 해안에서 사체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 고래는 지난 2019년 4월 노르웨이 북부 핀마르크 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발견 당시 고래의 몸통에는 하네스와 비슷한 수중 카메라를 부착할 수 있는 벨트가 씌워져 있었고, 여기엔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라고 적혀 있었다. 흰돌고래는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선박 주위를 맴돌며 정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며, 인간을 경계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러시아 해군의 스파이 훈련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당시 노르웨이측은 이 흰돌고래가 러시아 해군의 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살고 있던 곳에서 탈출한 것인지 의도적으로 침투한 것인지는 단정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 노르웨이 당국은 이 돌고래의 몸에서 장치들을 제거한 뒤 바다로 다시 풀어줬다. 다만, 고래 보호를 위해 이동 경로 등을 추적 관찰했다. 노르웨이 시민들은 흰돌고래에 ‘발디미르’(Hvaldimir)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노르웨이어로 고래인 ‘발(Hval)’에 러시아식 이름에 흔히 쓰이는 ‘~디미르(dimir)’를 붙여서 만든 것이다.

발디미르는 이후 3년여간 노르웨이 북부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천천히 이동했고 지난해 5월에는 갑자기 속도를 높여 스웨덴으로 이동하더니 스웨덴 남서부 해안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2019년 노르웨이 해안에서 처음 목격된 이후 발디미르의 보호를 위해 애쓴 마린 마인드의 설립자 세바스찬 스트랜드는 “지난 30일까지만 해도 건강해 보였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사체로 발견된 당시 크기는 대략 길이 14피트(4.27m)에 체중은 약 1200kg 정도 였다. 일반적인 벨루가의 수명은 40~60년인데, 죽은 돌고래는 14~15세로 추정됐다.

마린 마인드측은 흰돌고래 사체를 물 밖으로 인양한 후 사인을 밝히기 위해 사체를 부검 시설로 옮겼다. 스트랜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곧 알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 푸틴 "키이우 먼지로 만들 것…타격 목표 선정중" 위협 - 푸틴 "새 IRBM으로 키이우 의사결정센터 폭격 검토" - 바이든, 1조원 우크라 무기 지원 패키지 또 보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