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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국공립 유치원 우선입학…학부모 부담금도 지원

신하영 기자I 2017.12.27 10:00:00

교육부 “저소득층 유아 2.4만명, 국공립유치원 우선입학 배려”
사립유치원 입학해도 저소득층 부담 월 6만원 수준으로 경감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 24%, 2022년까지 40%로 단계적 확대
국공립유치원 내 특수학급 400개 신설, 다문화유치원도 확충

대구 수성구 어린이회관에서 지난 10월 25일 열린 ‘2017 어린이 안전체험 캠프’에 참가한 유치원생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앞으로는 국공립유치원 정원 내에서 저소득층에게 우선 입학 혜택이 주어진다. 집 근처에 국공립유치원이 없는 경우에는 사립유치원에 입학하더라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비 지원을 통해 학부모 부담을 완화해 줄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의 ‘유아교육 혁신방안’을 27일 발표했다.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 40% 확대 등 향후 5년간의 유아교육 발전 방향을 담았다.

◇ 저소득층 유아교육 확대…국공립 우선입학

우선 소득에 따른 교육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소득층 유아의 교육기회를 확대한다. 내년부터 전국 17개 시·도 국공립유치원의 정원 내에서 저소득층 유아에게 우선입학 자격을 주기로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국 유치원생은 70만4138명이다. 이 중 국공립유치원생은 24.2%(17만349명), 사립유치원생은 75.8%(53만3789명)를 차지한다. 교육부 수요조사에서는 공립유치원에 대한 선호도가 56.2%에 달했지만, 정작 취원율은 절반인 24% 수준이다. 교육부는 먼저 저소득층의 국공립유치원 이용을 늘리고 전체 유아를 대상으로 한 국공립유치원 취원율도 확대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저소득층(중위소득 50% 이하) 유아 수를 2만4000명 정도로 추산한다. 국공립유치원 정원이 17만명을 넘기 때문에 충분히 수용 가능한 규모다. 다만 학부모들의 국공립유치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저소득층이 추첨 등에서 밀리지 않도록 ‘우선 입학’ 기회를 부여한다. 하유경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가계소득 149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의 경우 유치원 이용률이 18.7%에 불과하다”며 “교육부는 유아단계부터 소득에 따른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저소득층 유아교육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집근처에 국공립유치원이 없는 경우를 감안, 저소득층이 사립유치원에 진학하더라도 학부모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학부모 평균 부담금은 사립유치원이 월 15만8000원, 민간어린이집이 6만원으로 1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교육부는 저소득층의 경우 어린이집 수준의 부담금만 내면 어디서든 원하는 기관에서 교육을 받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은 약 300억원으로 추산된다.

교육부 유아교육 혁신방안 개요(자료: 교육부)
◇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도 병행

전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도 확대한다. 교육부 수요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학부모가 국공립유치원을 선호한 만큼 2022년까지 국공립 취원율을 40%까지 확대한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별로 지역특성·인구동향 등을 고려해 공립유치원을 단계적으로 증설토록 했다. 지역 여건에 따라 단설·병설 등 다양한 형태의 국공립유치원을 확충토록 한 것이다.

대신 정부는 유치원 신설부지 확보에 따른 재정 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해 ‘학교용지 확보 등에 따른 특례법’(학교용지법) 개정을 추진한다. 공립 초중고교의 경우 학교용지법에 따라 개발사업자가 부지 확보 경비를 일부 부담하고 있다. 이를 유치원까지 확대, 재정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국공립유치원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질적 개선도 추진한다. 현재 국공립유치원 학급의 약 11%(1115개 학급)가 학급 과밀화 문제를 겪고 있다. 학급 당 유아 수도 만 3세의 경우 17명, 만 4세 22명, 만 5세 25명이다. 교육부는 국공립유치원 학급 수 등을 확대, 이를 만 3세 15명, 만 4~5세 20명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 유치원 특수학급 400개 이상 신설

장애영유아의 교육기회 보장을 위한 방안으로 유치원 내 특수학급 확대도 추진한다. 2022년까지 공립유치원 내 특수학급 400개 이상을 신설한다. 올해 기준 공립유치원 내 특수학급은 731개로 이를 2022년까지 1131개로 늘린다.

장애영유아와 일반유아가 함께 다니는 통합유치원도 17개 시도교육청별로 1개 이상 신설키로 했다. 통합 유치원은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의 통합 교육이 가능한 유치원이다. 유아특수교사와 유치원교사가 공동 담임을 맡는 형태로 운영된다.

국공립 유치원 내 특수학급도 2022년까지 400개 이상 신설한다.(자료: 교육부)
전체 다문화학생(약 20만명) 중 60%를 차지하는 다문화 유아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교육부는 다문화유아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다문화유치원을 2022년까지 120개원 이상 확보할 방침이다. 올해 기준으로는 다문화유치원은 전국 90개원에 불과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아기부터 일반유아의 편견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다문화유아가 재원 중인 모든 유치원에 대해 다문화교육프로그램을 개발·배포하여 자체적으로 활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유치원 사립·국공립 간 격차 해소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도 공영형 사립유치원을 도입하는 등 공·사립 간 격차를 완화한다. ‘공영형 사립유치원’이란 정부가 재정지원을 통해 학부모 부담을 경감해주는 대신 이에 상응하는 공공성을 확보토록 하는 유치원 운영 방식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형태의 공영형 사립유치원을 내년부터 전국 15개 내외로 시범 운영한다. 정부가 유치원 운영비의 최대 50%를 지원하고, 저소득층 우선입학 등 공공성을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공립·사립 간 유치원 교사의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인건비 보조금을 매년 6만원씩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올해 기준 국공립 유치원교사의 임금은 평균 월 233만원, 사립은 201만원으로 사립이 약 32만원 낮다.

김상곤 부총리는 “유아교육은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기”라며 “앞으로 교육부는 유아교육 혁신방안 추진을 토대로 출발점 단계부터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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