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와 부동산 중개보수에는 법정 상한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중개 플랫폼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카드 결제는 전산망을 갖춘 뒤엔 추가 거래 대부분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음식부터 자동차·여행까지 소비 전반에서 거래가 쏟아진다. 부동산 중개는 거래금액 자체가 커 낮은 비율로도 상당한 보수를 확보한다. 반면 음식배달은 주문 한 건마다 라이더의 노동과 이동이 따라붙고, 거래 횟수와 금액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하루 삼시세끼를 몇십 끼로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배달비는 음식값이 아니라 거리와 시간, 날씨, 라이더 수급에 따라 정해진다. 1만원짜리 음식이든 3만원짜리 음식이든 같은 거리를 같은 시간에 배달한다면 라이더에게 지급해야 할 배달료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주문금액에 비례해 상한을 걸면 소액 주문일수록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 줄어 적자 구조로 바뀔 수 있다. 플랫폼이 이를 무한정 떠안을 수는 없다. 결국 최소주문금액을 올리거나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라이더 보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수수료를 낮추려던 규제가 소비자 부담과 라이더 소득 감소, 서비스 질 저하로 번질 수 있다.
무엇보다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광고비, 배달비는 기능도 비용구조도 다르다. 중개수수료는 연결과 플랫폼 운영, 결제수수료는 승인과 정산, 광고비는 노출, 배달비는 라이더의 노동과 이동에 대한 대가다. 이를 한데 묶어 주문금액의 일정 비율로 제한하면 어느 한 항목에서 못 거둔 비용이 다른 항목으로 옮겨가거나 서비스 공급이 줄어든다. 규제의 출발점은 총비용이 몇 퍼센트냐가 아니라 어떤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제한할지여야 한다.
외식업주와 라이더, 플랫폼, 소비자는 한배를 탔다. 한쪽 부담을 다른 쪽에 떠넘기는 제로섬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상생이 어렵다. 소상공인 부담 완화라는 목표를 부정하자는 게 아니다.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다른 참여자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자는 것이다. 박리도, 다매도 쉽지 않은 산업에 획일적 상한을 강제하는 건 해법이 될 수 없다. 이제는 정해진 파이를 어떻게 나눌지가 아니라 파이를 어떻게 키울지를 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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