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편법으로 새나가는 소비쿠폰 막으려면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세연 기자I 2025.08.06 05:50:00

위장 가맹·현금깡 등 소비쿠폰 부정유통 잇따라
부당이익 환수 지침 및 법적 근거 없는 상황
정책 효과 높이려면 환수 대책 마련해야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이렇게까지 해서 소비쿠폰을 받아야 하나.’

소비쿠폰 부정유통을 취재하며 가장 많이 든 생각이다. 경기도의 한 대형 식자재마트에서 위장 가맹점을 운영한다는 제보를 받았다. 식자재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해도 매출 전표가 마트 이름이 아닌 마트 내의 ‘A청과’ 이름으로 매출전표가 찍히는 식이다. 소비쿠폰 사용처가 아닌 연매출 30억원 초과 사업장이 소비쿠폰 수혜를 얻어보려고 취하는 일종의 꼼수다.

이 사례처럼 작년 매출이 30억원 이하의 다른 가맹점 단말기를 빌리거나 새로 카드 단말기를 설치해 지난해 매출이 0원으로 찍히게 하면 소비쿠폰 사용처가 될 수 있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불법이다.

소비쿠폰 부정유통 형식은 △지급 목적과 다른 용도에 사용하는 경우 △물품이나 용역 제공 없이 상품권을 수취·환전하는 경우(현금깡) △실제 매장과 다른 가맹점 협의로 매출전표 발행(위장가맹점) 등 3가지로 나뉜다. 행정안전부는 이 중 위장가맹 행태의 경우 현행법상으로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관 부처로 안내하라’는 공지 말고는 별다른 지침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소비쿠폰 부정유통 신고를 받는 주체가 위장가맹 행태 뿐만 아니라 제도 자체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소비쿠폰을 담당하는 한 지자체 공무원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내려온 지침은 소관 부처로 안내하라는 게 전부”라며 “현장 조사를 나가면 무슨 법을 어떻게 위반했다고 설명해야 하는지도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부정 이익 환수에 관한 지침도 아직 없다.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문제가 대두했을 때 중소벤처기업부는 부당이득을 환수하겠다는 지침을 내놨지만 아직 법 개정이 이뤄지진 않았다. 지역 화폐 및 소비쿠폰 부정유통도 마찬가지다. 부당이득 환수에 관한 지침이나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신속한 집행이 중요하다. 하지만 효과를 반감시키지 않도록 구멍을 막는 일도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또 다른 위장 가맹점이 소비쿠폰 사용 안내문을 붙이고 있을지 모른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