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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블링컨 장관이 지난주 이스라엘을 방문해 전시내각을 상대로 ‘몇 달이 아닌 몇 주 이내에 종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망자가 1만 6000명을 넘어서는 등 피해가 극심해지자 미국이 이스라엘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미국 당국자는 “전쟁이 더 오래갈수록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임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블링컨 장관의 압박에도 종전 시기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현재 상황을 정상화하는 데에는 관심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백악관은 종전 시한을 제시한 적이 없다며 WSJ 보도를 부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수석부보좌관은 이날 애스펀연구소 주최 안보포럼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에 확고한 시한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우리의 역할이 아니며 (이·팔 전쟁은) 그들의 분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전쟁이 오늘 끝난다면 하마스는 계속 이스라엘을 위협할 것”이라며 “미국이 이스라엘에 공격 중단이나 휴전을 요구할 입장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백악관이 여전히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완전히 섬멸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낮으며,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더이상 집권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전쟁 후 가자지구 통치를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PA)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반대 입장이어서 양측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WSJ은 “미국 내에서 이·팔 전쟁에 대한 정책을 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내년 대선이 다가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시간적 압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