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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 정부 국정운영의 화두는 단연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 실현이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 아래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이 열린 지난 3년간의 성과는 눈부시다. 총 1331개팀이 출품해 그중 80개팀의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이들 중 사업화에 성공한 업체는 52개소에 이른다. 올해도 1004팀의 사업아이디어가 출품돼 88개팀이 수상하는 등 나날이 공모전에 대한 관심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가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들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를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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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홍대는 전초기지… 점진적으로 지점 확장할 것
최근 게스트하우스 창업이 한창이다. 서울시에 등록된 ‘외국인 관광객 도시민박업소’는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모두 329곳으로 올 들어 100개 이상 생길 만큼 급증세다. 아직 국내 게스트하우스 시장은 초기 단계라서 수급 여건이 양호한 편이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홍대·신촌·종로 등은 연평균 수익률이 투자대비 10% 대까지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마포구 홍대 인근은 인기가 높다. 한류 열풍 등으로 전 세계에 한국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홍대 앞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54%가 마포구를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꼴로 홍대 앞을 방문한 셈이다.
이번에 소개할 창조관광 업체 또한 홍대 인근에 자리잡은 게스트하우스 ‘마이홍대’다. 청년사업가 김수찬(29·사진) 씨가 운영 중이다. 마이홍대는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한 ‘제3회 창조관광공모전’ 예비창업자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강규상 한국관광공사 창조관광사업팀장은 “숙소는 여행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자 그 나라의 문화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마이홍대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에 ‘나눔’이라는 가치를 심어 운영자와 여행자가 서로 공유한다는 점이 다른 업체와 차별된다”고 설명했다.
마이홍대는 총 7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1인실(1개·5만 5000원), 2인실(3개·6만 5000원), 4인실(2개·10만원) 등 총 17명이 묵을 수 있다. 문을 연 지 3개월째. 객실은 대부분 투숙객으로 가득 차 있다. 본격적인 영업을 한 8월과 9월의 객실점유율이 각각 40%, 45%를 기록했다. 이달에는 약 60%까지 예상했다. 목표로 한 객실점유율 75%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임대료 및 유지관리비 등 운영비를 제외하더라도 일반직장인 월급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아직은 초기 단계라 지금은 혼자 운영하고 있지만 조만간 직원도 한 명 뽑을 계획이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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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나눔과 가치로 차별화…‘마이홍대’
김수찬 마이홍대 대표는 “마이홍대는 여행자에게 필수적인 ‘공간’을 기반으로(Love Traveler),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접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Feel Culture), 기부(1박=1달러)를 유도해 참여가치를 공유하는(Share Space) 우리만의 작은 사회”라고 설명했다. ‘나눔’은 마이홍대의 정체성이다. 김 대표는 게스트하우스라는 단순한 숙박시설에 ‘문화와 나눔 그리고 가치’를 더했다.
마이홍대는 소통을 강조한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투숙객이 외국인이기에 소통은 단순히 대화가 아닌 서로의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문화체험 데이’다. 김 대표는 “외국인 투숙객이 한국문화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문화체험 데이’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며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한국음악의 밤’ ‘파전·막걸리 데이’ ‘다도체험 데이’ 등을 열고 또 외국인 투숙객들이 좋아하는 주제에 대한 담소 형태의 강연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껏 마이홍대가 열어온 강연주제를 살펴보면 ‘K팝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한국의 게임산업’ ‘뷰티산업’ ‘한글·고궁 등 한국의 전통문화’ 등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부터 전문적인 영역까지 다양하다. 3층 옥상을 공연과 강연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김 대표는 “마이홍대는 단순한 숙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숙객들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우리만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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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답형 인생에서 논술형 인생으로
김 대표는 서른도 채 안 된 젊은 청년이다. ‘세계일주’를 하게 된 것이 창업을 하게 된 계기였다. 이전까지는 소위 ‘범생이’였다. 경남 합천 출신인 그의 유년시절은 구김이 없었다. 농협에 다니는 아버지와 가정적인 어머니의 보살핌 아래 안정적이고 화목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생활도 무난했다. 인제대에서 국제통상학을 전공한 그는 복수전공으로 국제관광학을, 영어영문학을 부전공으로 이수하고 조기졸업까지 했다. 또 학군장교를 지원해 대대장후보생을 하며 리더십을 익혔다. 김 대표는 “대대장후보생을 하는 동안 다른 학교 학생들과 서로 교류하며 내가 우물 안 개구리로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바깥 세상에 대한 동경과 미래에 대한 고민 등을 깊이 있게 할 수 있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미래에 대한 고민은 제대 후부터였다. 김 대표는 “진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싶어 떠난 10박11일간 제주도 도보여행 중 우연한 기회에 트랙터 여행가인 강기태(31) 씨를 만났다”며 “농촌을 알리겠다며 농기구인 트랙터를 타고 세계일주를 한다는 그의 주도적인 삶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지인들과 ‘비빕밥 알리기 세계일주팀’을 2011년에 구성, 세계일주를 계획했다. ‘독도’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를 만나 조언도 구했다. 서 교수의 지침 아래 ‘조화와 화합의 비빔밥과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자’는 명분을 걸고 9개월간 대정정에 나섰다. 이 기간 동안 4개 대륙을 돌며 100여번의 시식회를 열었다.
새로운 경험은 그의 안목을 넓혔다. 세계일주를 하는 동안 K팝을 듣고 한식을 먹으며,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들의 모습에서 우리 문화콘텐츠의 가능성을 보게 됐다. 그는 “세계일주라는 큰 도전을 마무리한 뒤 다음을 고민하던 중 ‘스토리가 있는 한국 문화체험형 게스트하우스’에 대해 계획하기 시작했다”며 “오랜 타지 생활과 여행으로 내가 직접 느꼈던 따뜻한 숙소와 밥 한 그릇의 소중함을 외국인에게도 알려 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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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절망…공모전 대상으로 날개
창업 초기엔 쉽지 않았다. 그동안 김 대표가 군 생활,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사업자금으로 마련해 둔 돈은 대략 4000만원. 게스트하우스를 열기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었다. 자금 압박으로 늘 힘들었다. 그러던 중 지하철에서 우연히 본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은 한줄기 빛이었다. 밤잠을 설쳐가며 공모전에 몰입했다. 그리고 대상이라는 큰 상을 받았다.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과 펀딩은 큰 힘이 됐다. 김 대표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본 공모전 포스터는 절망에 빠져 있던 내게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이었다며 “밤잠을 설쳐가며 준비한 힘든 기억이 생생하다”고 되돌아봤다.
대상으로 받은 사업화 지원금 총 4950만원(지원금 2500만원, 펀딩 2450만원)과 자본금 4000만원으로 우선 건물을 임대했다. 홍대 인근의 괜찮은 주택을 좋은 조건에 계약했다. 나머지 자금은 인테리어에 투자했다.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마이홍대의 정체성과 투숙객의 편의를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아직은 시작단계. 하지만 김 대표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우선 한류 문화콘텐츠는 물론이거니와 한국의 정과 사람 냄새나는 콘텐츠를 알리는 일에 앞장 설 것이다. 다음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거다. 마이홍대를 시작점으로 서울 주요 지역과 국내 주요 도시는 물론 해외로도 확장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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