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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SKY대학에서 국가장학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인원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범위를 벗어난 고소득층(소득상위 9·10분위)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21년도 국가장학금 신청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서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은 총 3만4646명이다. 이 가운데 고소득층으로 분류, 탈락한 소득 9·10분위(구간) 학생은 1만6710명으로 48.2%를 차지했다.
국가장학금은 정부가 대학생들의 학비부담 경감을 위해 지원하는 장학금으로 소득 8구간(중위소득 기준 200%) 이하 계층만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서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학생 중 소득이 높아 탈락한 학생이 48.2%나 됐다는 의미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국가장학금 신청자 가구의 소득수준을 심사, 소득 8구간까지만 지원하고 있다.
SKY대학 중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소득 9·10구간 학생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대였다. 총 1만414명이 신청했는데 이 중 5478명(52.6%)가 고소득층으로 분류됐다. 고려대에는 이런 학생 비중이 50.9%(6986명) 연세대는 40.4%(4246명)였다. 이는 국가장학금 신청자만을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로 전체 재학생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고소득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9·10구간 학생 중 자신이 고소득층임을 아는 학생은 국가장학금 신청을 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3곳을 모두 합하면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48.2%가 고소득층이다. 지방 거점 국립대 9곳(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과 비교하면 1.5배 큰 비중이다. 이들 대학에서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은 총 11만5863명으로 이 가운데 32.6%(3만7762명)만 소득 9·10구간으로 분류됐다. 고소득층 비율이 가장 낮은 강원대(27.2%)와 서울대(52.6%) 간 차이는 1.9배로 더 벌어졌다.
김회재 의원은 “부모의 재력이 입시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교육마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계층 이동의 희망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