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은 기대했던 반감기에도 힘을 받지 못하고 6만6000달러대에서 횡보 중이다. 반감기는 4년마다 채굴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 수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다. 지난 세 차례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공급 감소에 따른 희소 가치 상승 기대감에 크게 올랐다. 2016년 반감기 이후엔 가격이 약 30배 급등했었다.
비트코인은 지난 20일 이뤄진 네 번째 반감기 이후 공급량이 하루 약 900개에서 450개로 줄었다. 이번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에 따른 호재로 반감기 직전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반감기 직전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것도 비트코인에 악재로 작용했다.
앞으로 비트코인 가격 향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델레그래프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완료되고 펀딩 비율이 재설정됨에 따라 가격이 8만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브런츠 캐피털은 “비트코인이 1~2주 이내에 전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이클 최고가는 12만달러”라고 했다.
반면, 다가오는 악재들을 고려했을 때 가격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분석 업체 K33는 2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2014년 해킹으로 인해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약 95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14만2000개와 73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캐시 14만3000개를 채권자에게 상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채권자들이 시장에 일부 물량을 매도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