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약 발암물질 논란…해당약 2.8% "영향 미미"(종합)

강경훈 기자I 2018.07.08 16:40:49

문제 성분 실제 사용 여부 파악 우선
식약처, 제조사 성분검사 제대로 했는지 볼 것
美FDA, 안전성 확인 전 불필요한 판매금지 안 해
해당성분 처방환자 약 함부로 끊지 말아야

서울성모병원에 부착된 ‘고혈압약 판매 중지 관련 안내문’.(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중국산 고혈압치료제 원료의약품에서 발암성이 의심되는 물질이 검출되면서 전국 600만명에 달하는 고혈압 환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해당 원료의약품을 사용하는 경우는 미미한 수준이라 과도한 불안감은 불필요하다는 목소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5일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중국 제지앙 화하이의 ’발사르탄‘ 원료를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에 대해 회수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전 예방조치로 제지앙 화하이가 만든 발사르탄으로 약을 만든다고 허가를 받은 국내 82개 제약사, 219개 품목에 대해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고 해당 발사르탄 수입도 중단시켰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사르탄 성분의 제조·수입량은 48만 4682㎏이며 이번에 문제가 된 제지앙 화하이의 발사르탄은 같은 기간 1만 3770㎏이 수입됐다. 전체 발사르탄 물량의 2.8%에 해당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EMA는 제지앙 화하이가 제조과정을 변경하면서 불순물이 섞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MA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당 제조사가 만든 발사르탄이 모두 문제가 된 것은 아니다”라며 “검출이 확인돼 선제적인 조치로 회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아직 회수나 판매중단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검출이 됐지만 실제로 암을 일으킬 정도의 위험인지 근거가 희박하다는 이유. FDA는 안전성 문제가 확인될 경우에 국민들에게 즉각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발사르탄은 스위스 노바티스가 개발한 성분으로 2012년 전 세계 특허가 풀리면서 수많은 복제약이 출시돼 있다. 노바티스도 자회사인 산도즈가 제지앙 화하이로부터 발사르탄을 공급받아 복제약을 만든다. 에릭 알토프 노바티스 대변인은 “해당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발견된 NDMA 양은 외부에서 노출되는 NDMA 양보다 훨씬 적다”며 “발암 위험을 증가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NDMA는 치즈나 채소, 곡물, 어류를 가공할 때 산화방지제나 안정제 용도로 쓰인다. 담배 속에도 들어 있다.

식약처는 제지앙 화하이에서 발사르탄을 수입한다고 허가를 받은 82개사 219개 품목을 일단 판매중지시키고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식약처는 허가 기준으로 모든 품목을 판매중단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유미 식약처 의약품안전국 의약품관리과장은 “제약사들은 원료 의약품을 여러 개 회사로부터 공급받기 때문에 문제가 된 원료를 실제 어느 업체가 사용했는지 파악하고 있다”며 “제지앙 화하이로부터 발사르탄을 수입한 제약사와, 이곳으로부터 실제로 원료를 받아 약을 만든 제약사를 파악해 현장 조사 등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원료의약품은 상업생산 전에 시험생산을 통해 성분 검사를 진행한다. 유럽도 이 과정에서 NDMA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처는 이 사전 성분검사 과정도 들여다 본다는 입장이다. 김 과장은 “소비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우선 해당 성분으로 만든 약을 파악해 회수 대상을 선정할 것”이라며 “원료관리 과정에 문제가 발견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발사르탄은 2010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한국유나이티드제약, 한림제약 등 9개사가 수입했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회사의 원료로 혈압약을 만든다고 허가받은 제약사와 제품 리스트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고혈압 환자는 우선 자신이 먹고 있는 약이 이에 해당하는지부터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단 82개사 219개 품목을 모두 공개했지만 실제로 문제의 성분을 썼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면 수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약은 이뇨제, 효소 억제제 등 종류가 다양하다. 발사르탄은 혈관을 수축하는 효소의 기능을 막아 혈관을 이완시켜 혈압을 낮추는 ARB(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차단제) 계열의 약이다. ARB 계열에는 발사르탄 외에도 칸데사르탄, 텔미사르탄, 로사르탄, 올메사르탄, 피마사르탄 등 대체할 수 있는 성분이 많다. 식약처는 해당하는 약을 먹고 있는 환자는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는 EMA가 발표한 안전성 서한의 내용과 일치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안전성 내용이 우리 시간으로 주말에 발표돼 약 복용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 시스템에 ‘처방 금지’ 경고 문구가 등록돼 있어 해당 약을 새로 처방받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해당 약을 처방하면 바로 모니터에 경고 문구가 표시된다. 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유럽의 안전성 내용은 중국산 발사르탄에서 유해물질이 불순물로 섞인 것이 발견됐다는 의미”라며 “이 약을 먹는다고 암이 생긴다는 뜻은 아닌 만큼 과도한 불안감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로부터 중국산 발사르탄을 이용한다고 허가 받은 제약사와 품목은 다음과 같다.

△건일제약 암디사르(5/80·5/160·10/160밀리그램)

△경동제약 발디핀(5/80·10/160· 5/160밀리그램)

△경보제약 노발탄(5/80·5/160밀리그램)

△광동제약 브이반플러스, 엑스브이(5/80·5/160·10/160밀리그램)

△구주제약 발데리스(80·160밀리그램), 씨알비(5/160·10/160밀리그램)

△국제약품 코발사르

△넥스팜코리아 엑스로탄(5/80·5/160·10/160밀리그램)

△뉴젠팜 뉴젠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다산제약 디스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대우제약 사르포지(5/80·5/160밀리그램)

△대한뉴팜 엔피포지(5/80·5/160밀리그램), 뉴발탄(80·160밀리그램), 뉴발탄플러스

△동광제약 발탄플러스

△동구바이오제약 히포텐, 동구발사르탄

△동성제약 암발트(5/80·5/160밀리그램)

△마더스제약 듀얼엑스(5/80·5/160·10/160밀리그램)

△메디카코리아 메디로텐(5/80·5/160·10/160밀리그램)

△메딕스제약 유로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미래제약 엠알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바이넥스 코넥스(5/80·5/160·10/160밀리그램)

△부광약품 암바르탄(5/80·5/160·10/160밀리그램)

△삼남제약(5/160·10/160밀리그램)

△삼아제약 카사르탄플러스

△삼익제약 카덴자(5/80·5/160·10/160밀리그램)

△성원애드콕제약 엑스폴(5/80·5/160밀리그램)

△셀트리온제약 디르탄(80·160밀리그램), 코디르탄

△신일제약 카디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쎌렉탄(80·160밀리그램), 쎌렉탄플러스

△씨엠지제약 아모르탄(5/80·5/160·10/160밀리그램)

△씨트리 씨트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씨르탄(80·160밀리그램), 씨르탄플러스

△씨티씨바이오 엑스로빈(5/80·5/160·10/160밀리그램)

△아이월드제약 발살

△아이큐어 아미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아주약품 사디반

△알리코제약 디오르반(80·160밀리그램), 디오핀(5/160·10/160밀리그램)

△알보젠코리아 디오노바(5/80·5/160·10/160밀리그램)

△에스케이케미칼 엑스패럴(5/80·5/160·10/160밀리그램)

△영진약품 엑스핀탄(5/80·5/160·10/160밀리그램)

△영풍제약 렉스파지큐(5/80·5/160밀리그램)

△오스코리아제약 오스코반필름코팅(80·160밀리그램), 오스코반플러스(80/12.5·160/12.5밀리그램)

△오스틴제약 뉴사탄

△우리들제약 바르디핀(5/80·5/160·10/160밀리그램)

△위더스제약 브이디핀(5/80·5/160밀리그램)

△유니메드제약 발산

△유유제약 유유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이니스트바이오제약 제이텐션(5/80·5/160밀리그램)

△이든파마 엑스핀(5/80·5/160밀리그램)

△이연제약 디로탄플러스, 디로포지(5/80·5/160밀리그램)

△익수제약 엑스포스(5/80·5/160밀리그램)

△인트로바이오파마 발사탄아이

△일성신약 디텐션, 엑스디텐션(5/80·5/160·10/160밀리그램)

△일양바이오팜 노바살탄(5/80·5/160밀리그램)

△일양약품 듀얼다운

△일화 발사탄플러스

△제이에스제약 브이살탄(80·160밀리그램), 브이살탄플러스

△제일약품 제이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조아제약 더블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종근당 애니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진양제약 디오탄플러스, 암발탄

△초당약품공업(5/80·5/160·10/160밀리그램)

△케이엠에스제약 엑시비탄(5/80·5/160밀리그램)

△코스맥스바이오 발라탄(80·160밀리그램)

△코오롱제약 콤비조지(5/80·5/160·10/160밀리그램)

△크리스탈생명과학 에이바스타(5/80·5/160·10/160밀리그램)

△태준제약 안지오반플러스

△테라젠이텍스 이텍스발사르탄

△투윈파마 투윈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파마킹 디사르, 코디사르, 바르사핀(5/80·5/160·10/160밀리그램)

△하나제약 바라탄(80·160밀리그램)

△한국글로벌제약 글로포지

△한국넬슨제약 바오탄(80·160밀리그램), 바오탄플러스

△한국바이오켐제약 디자르탄

△한국유니온제약 유니포지(5/80·5/160밀리그램)

△한국코러스 코발탄(80·160밀리그램), 투투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한국콜마 하이포지(5/160·5/80·10/160밀리그램)

△한국프라임제약 엑스디핀

△한국피엠지제약 에이포지(5/80·5/160밀리그램)

△한국휴텍스제약 발사르반(80·160밀리그램), 엑스포르테(5/80·5/160·10/160밀리그램)

△한독 메가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한림제약 발사오르(40·80·160·320밀리그램), 발사오르플러스(160/12.5·80/12.5밀리그램)

△한올바이오파마 발살탄

△화이트생명과학 발사핀(5/80·5/160·10/160밀리그램)

△환인제약 스타포지(5/80·5/160·10/160밀리그램)

△휴비스트제약 엑스로핀(5/80·5/160·10/160밀리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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