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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유치장에서 나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왜 감금 폭행했나”, “피해자나 유족에게 사과할 마음은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호송차량으로 이동했다.
앞서 지난 13일 오전 마포구 연남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나체 상태의 박모(20)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박씨는 영양실조에 몸무게 34㎏의 저체중 상태였고, 몸에는 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상황 등에 비춰 봤을 때 박씨와 함께 오피스텔에 거주했던 친구 안씨와 김씨에 대해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 긴급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와 안씨는 지난 4월 1일부터 6월 13일까지 김씨와 고등학교 동창 관계인 박씨를 자신들의 주거지인 마포구 연남동 오피스텔에 감금·폭행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가혹행위를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가 이들의 거주지에 드나들었을 당시 피의자 일당은 ‘박씨가 노트북을 파손했다’며 수리비를 빌미로 박씨에게 폭행과 가혹행위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박씨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판매하고, 2회에 걸쳐 일용직 노동을 강요하는 등 총 600여만원을 갈취한 정황도 확인됐다.
전치 6주의 골절상을 입고 대구 본가로 내려간 박씨가 작년 11월 8일 김씨·안씨를 대구 달성 경찰서에 고소하자 피의자 일당의 범행이 더욱 잔혹해졌다. 김씨과 안씨는 지난 3월 31일 박씨를 서울로 데려와 고소를 취하하고, 경찰에 허위 진술을 하라고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찰은 이 사건 범행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이는 박씨의 고교 동창생 A씨 또한 영리약취 방조 혐의를 적용, 이날 김씨·안씨와 함께 불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