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업 대출규제 초읽기…비중 높은 2금융권 비상

김형일 기자I 2026.02.20 05:55:03

기업대출 중 부동산·임대 비중 높아
1년 단위 만기라 당장 피해 불가피
업계, 영업 전략 전환 '발등에 불'
비주거용 부동산·오토론 등 검토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임대사업자 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임대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 관행을 손보기로 해서다. 임대사업자 대출은 3~5년 만기 후 1년 단위로 매년 연장이 이뤄지는 구조로, 연장 기준이 강화될 경우 상환 부담이 단기간에 몰릴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특히 시중은행들에 비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 비중이 훨씬 커,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차단하려는 정부의 정책이 지속될 경우 저축은행·상호금융 등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축은행 업권의 기업대출 가운데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 비중은 36.5%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 비중은 21.6%로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은행권은 기업대출 포트폴리오가 제조업·서비스업 등으로 비교적 분산돼 있는 반면, 저축은행은 기업대출에서 부동산 및 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정책 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대사업자 대출 중에서도 주거용이 이번 정책의 주요 관리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직접적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6조 7838억원에 그쳤다. 은행권은 집값 변동이나 공실 발생 시 임대사업자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 보고,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을 전통적으로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해 보수적인 취급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임대사업자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이동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임대사업자 대출 의존도가 높은 저축은행권이 정책 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구나 가계 대출인 주택담보대출은 30년 안팎의 장기 구조인 반면, 임대사업자 대출은 1년씩 재연장하는 형태다. 정부가 재연장을 최소화하라고 주문할 경우 금융사로선 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새로운 수요를 찾아야 해 사업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금융권은 이번 정부의 조치를 ‘다주택자인 임대사업자 대출 상환을 유도해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임대사업자가 보유 주택을 매각하도록 압박함으로써 매물 출회를 늘리고, 매도 경쟁을 통해 집값 안정 효과를 노리려는 구상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이번 점검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책 기조가 더 명확해질 경우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비중을 줄이고, 상업용 등 비거주용 부동산이나 자동차 오토론 등으로 영업 전략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거래가 멈추다시피 하면서 임대사업자 신규 대출도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연장 방식까지 손보게 되면 기존 잔액 관리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권은 점검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임대사업자 대출 비중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기업대출 전반에서 제조업·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대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 대출이 줄더라도 다른 기업대출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구조여서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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