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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해외 요인으로는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각국 소비자 기호에 맞게 ‘현지 가공’을 할 수 있는 마른김을 선호한다는 점이 꼽힌다. 여기에 마른김은 소금, 기름 등 다른 첨가물이 없어 식품안전 규제에서도 리스크가 적다는 평가다.
영세하고 낙후된 국내 김 가공 및 유통 과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마른김 거래는 70% 정도가 마른김 가공업체와 바이어간 일대일 산지거래를 통해 이뤄진다. 때문에 거래 투명성이 떨어지고 싼 값에 몰아주기가 쉬워 수량 확보 경쟁으로 비화되기 쉽다는 설명이다.
거래 및 가격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헐값 싹쓸이’를 막아줄 수 있는 수협의 위탁판매(위판)를 거친 거래는 30% 수준에 그친다. 위판제도는 생산자가 수산물을 수협 등에 위탁해 직접 판매하지 않고 경매(공개경쟁)를 통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가격이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다수 업체가 투명하게 경쟁하게 돼 특정 업체가 수산물을 저가로 대량 매입하는 게 어려워진다.
박찬선 목포대 해양수산자원학과 교수는 “일본은 마른김에 대해 강제상장제(위판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마른김의 품질을 따질 수 있는 등급제가 유명무실한 것도 문제다. 수협 위판에서조차 질 좋은 마른김 생산을 유도할 수 있는 등급제가 촘촘하지 못해 마른김 거래가 수량 확보 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수협 마른김 등급제는 3등급에 불과해 마른김 간의 질적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공신력 있는 고급 김이 시장에 나오지 않으니 가공업체도 원료인 마른김을 비싸게 살 유인이 없다. 마른김 생산업자도 가격이 비슷하니 품질 개선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을뿐더러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서는 물량 늘리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 국내 조미김 업체 한 관계자는 “일본은 23등급까지 세분화돼 생산자나 산업 전반이 고품질 마른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반면 우리는 사실상 등급이 없어 품질 좋은 마른김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국내 마른김 가격은 일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내 물김 생산량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른김 등급제 부재도 낮은 마른김 품질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가 국내 대형 조미김 업체에 의뢰해 올해(지난해 12월~4월) 한중일 마른김 1속당 가격을 비교해보니 국내 가격은 1속당 8571원인 데 반해 일본은 2413엔(2만2845원)으로 2.7배에 달했다.
문제는 마른김 수출 비중이 커질수록 한국 김의 브랜드는 약화되고 한국이 글로벌 김 산업의 하청 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조미김이나 스낵김은 K푸드로서 소비자 인지도를 쌓을 수 있지만 마른김은 현지 가공 브랜드로 팔려 한계가 있다”면서 “김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 주도권이 해외 가공업체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태국 타오캐노이에 버금가는 국내 대표 조미김 수출업체 ‘신안천사김’ 같은 기업이 더 육성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안천사김은 유기농 김부각 칩과 조미김 등을 수출해 2022년 1억불(1350억원) 수출의탑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국내 김 수출 1위를 차지한 곳이다.
업계에서는 정부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의 모든 밸류 체인이 쌀처럼 관리돼야 한다는 것. 실제 일본에서는 정부가 김 수출입 물량에 쿼터를 줘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정부(해양수산부)도 김 가공 및 유통 구조 혁신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이에 따라 고급김 생산 촉진과 거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등급제와 거래소 도입을 추진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마른김 등급을 신속하게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등급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해수부는 2027년까지 마른김 등급제를 도입하고, 국제 마른김 거래소를 2027~2028년에 개소하는 게 목표다.
김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금보다 더 다양한 형태의 김 관련 제품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심길보 부경대 교수는 “김스낵이나 김부각 외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제품이 부족하다”면서 “김이 식재료로 나갈 수 있는 상품 개발도 필요하다”고 했다.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김 간식은 물론 김을 활용한 소스류(김 활용 비빔장, 간장 등), 건강기능식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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