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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 이익 놓고 너도나도 '내 몫', 황금알 거위 배 가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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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6.05.01 05:00:00
삼성전자의 역대급 영업이익을 놓고 분배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노조는 파업을 위협하며 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장인 문금주 의원은 며칠 전 성명을 내고 “반도체 호황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농어민들의 희생이 축적된 결과”라며 기업들이 농어민 상생협력 기금에 적극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57조원이 넘는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러다 자칫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을까 걱정이다. 노조와 정치권은 과도한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거둔 이익엔 분명 직원들의 기여가 있다. 경영진과 수백만 주주들, 협력사들도 제 몫이 있다. 따지고 보면 정치권도 할 말이 있다. 연초 국회는 반도체 산업을 국가가 밀어주는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또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할 때는 지방정부가 나서서 부지·용수·전력 공급을 돕는다. 그렇다면 반도체 공장에 전력을 공급한 발전소·송전소 지역 주민들도 제 몫을 요구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했다. 시장경제에서 이익을 어떻게 쓸지는 기본적으로 기업에 맡겨야 한다. 대신 국가는 정해진 세금을 더 거두면 된다. 4월 국회는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했다. 법인세, 소득세 등에서 나올 초과세수 덕에 빚 없는 추경이 가능했다. 법인세는 올해 15조원이 더 걷힐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돈을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업, 농어민 등 취약계층 지원 등에 쓸 계획이다. 이게 정상이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은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파업이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운이 좋았다. 인공지능(AI) 붐이 일면서 메모리 칩이 슈퍼사이클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이클은 꺾이게 돼 있다. 지금 온 나라가 성과 배분을 놓고 들썩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민관을 두루 경험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말에 답이 있다. 그는 “반도체는 한 번 이익을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지 않으면 안 되는 산업 구조”라며 노사간 ‘성숙한 결론’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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