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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처가?” 명절 루트 논쟁 ‘도돌이표’

이지현 기자I 2025.01.25 13:23:06

■통계로보는 그래도 가족①
2023년 가족실태조사 결과
女 38.3% 男 31.8% '각자'
20대 2명 중 1명 '각자 집'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민족의 대명절 설연휴가 시작됐다. 올해는 임시공휴일까지 발생해 짧게는 6일, 길게는 9일까지 연휴를 즐기는 이들도 늘었다. 문제는 연휴가 길어지며 친지방문에 대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부부가 서로 자신의 고향방문을 먼저 하기를 원하는데, 이럴때 시가 또는 처가 등의 가족이 하루라도 더 머무르기를 원할 경우 난감함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과거엔 가장의 권한처럼 사용했던 것들이 요즘은 가족구성원의 의견이 다양해져 한쪽 집에서 더 오랜 시간을 머무르면 가정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연구용역을 받아 실시한 ‘2023년 가족실태조사 분석 연구’에 따르면 ‘부부가 각자의 가족과 명절을 보내는 것에 동의한다’는 비율은 35.1%로 나타났다. 3년 전 조사 땐 29.9%로 30%를 넘지 못했지만, 3년 후엔 5.2%포인트나 늘어난 것이다.

성별로보면 여성(38.3%)이 남성(31.8%)보다 ‘동의’ 답변이 더 많았다. 시가보다 친정에 머물고 싶은 선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남성은 44.7%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23.4%는 ‘보통’이라고 했다. 부부 각자의 가족과 명절을 보내는 것보다 함께 하기를 더 원하는 것이다. 여성은 ‘전혀+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이 38.4%로 ‘매우+대체로 동의’(38.3%) 답변보다 0.1%포인트만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세대인 20대 동의 비율이 49.1%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10대 47.2% △30대 42.8% △40대 37.3% △50대 32.9% △60대 25.4% △70대 이상 16.6% 등이 이었다. 혼인 상태별로 보면 ‘미혼’이 48.2%로 가장 많이 지지했다. 이 외에도 △이혼 또는 별거 38.4% △유배우(사실혼, 비혼 동거 포함) 30.2% △사별 19% 등으로 나타났다.

김영란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40대 이상은 그래도 양가에 가족이 함께 방문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게 되는 것”이라며 “핵가족이 일반화하면서 젊은층이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가 좁아지면서 생기는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는 비중이 55.2% △‘장례식을 가족 중심으로 치르는 것에 동의한다’ 58.9% △‘결혼식을 결혼 당사자 중심으로 치르는 것에 동의한다’ 58.5% △‘가부장정 가족호칭(도련님, 아가씨, 처남 등 남성의 가족과 친척에 대해서만 존칭하는 호칭) 개선에 동의한다’ 45.2% 등이 지지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05년 1차 조사 이후 2020년 제4차 조사까지 5년 주기로 전국 규모의 표본 조사를 실시했다. 2020년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으로 3년 단위로 조사 주기가 변경됐다. 조사 대상은 가구 및 가구에 속한 12세 이상 가구원, 1만 2000가구 내외를 목표로 1대1 면접조사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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