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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는 오는 29일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발표한다. PCE는 미국 거주자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측정하는 물가 지표다. 연준은 ‘2%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PCE를 기준지표로 삼는다. 소비자 행태 변화를 반영하는 PCE가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더 정확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정보를 제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발표된 CPI와 지난 16일 공개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더 뜨거워 증시가 요동쳤기 때문에 시장은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PCE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돈다면 애초 예상됐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투자자들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던 CPI와 PPI를 다시 떠올리면서 매도 심리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시장은 이르면 3월로 예상했던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접었으며, 최초 인하 시기도 5월에서 6월까지 밀리는 분위기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52.0%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제외된 ‘근원 PCE’ 물가지수가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다. 에너지·식료품 가격은 단기 가격 변동성이 커 잘못된 물가 신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기에 연준은 근원 PCE를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앞서 1월 PCE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4%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6%에서 0.2% 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1월 근원 PCE는 작년 12월 2.9%에서 2.8%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 4분기 GDP 수정치는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달 발표된 4분기 GDP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3.3% 증가로,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 2.0%를 웃도는 수치였다. 월가에서는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예상과 달리 GDP 수정치가 예상치를 밑돌면 시장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와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일찍 내릴 가능성을 두고 줄다리기 싸움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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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이 모멘텀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66%, 나스닥종합 지수는 1.40%,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도 전주 대비 1.30% 올랐다.
지난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공개한 영향이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22일 하루에만 16.4% 뛰었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지분 가치도 680억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20대 부자 진입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이에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를 가리켜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주식”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러한 상승세에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모기업)을 제치고 미국 시총 기업 3위에 오른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2억달러를 돌파할지도 주목된다. 지난 23일 기준 엔비디아의 시총은 1조9700억달러로 글로벌 시총 3위 사우디 아람코(2조650억달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BCA리서치의 다할 조시 카운터포인트 수석 전략가는 “AI는 일종의 ‘골드러시’를 겪고 있고 엔비디아는 곡괭이와 삽을 팔고 있다”며 골드러시 기간 금광을 캐던 이들보다 광부들에게 삽과 곡괭이를 공급하던 이들이 더 부자가 됐다는 점을 들어 이번 AI 열풍에서 최대 수혜주는 엔비디아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