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건 숨바꼭질'…이란 탄도미사일 발사 대원의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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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3.08 16:40:54

"터널 밖으로 나오는 순간 포착"…생존 기대치↓
이스라엘·美, 개전 후 발사차량 300기 이상 파괴
이란, 나흘새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 90% 급감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이란 탄도미사일 대원들이 목숨을 건 숨바꼭질을 이어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지난달 28일 이란을 공격한 이후 이란 최대 전력인 탄도미사일 발사차량 제거에 집중하면서다.

워싱턴연구소의 이란 미사일 프로그램 전문가 파르진 나디미는 FT에 “이란 탄도미사일 대원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이라며 “생존 기대치가 며칠 단위이고, 곧 시간 단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케르만샤 미사일 기지 피해 사례. 지난 2월 21일(왼쪽)과 3월 4일 촬영된 위성 사진 모습. (사진=플래닛 랩스)
터널 밖으로 나오는 순간이 곧 죽음의 순간

이란 탄도미사일 대원들의 본거지는 ‘미사일 도시’로 불리는 산악 지하 기지다. 수십 미터의 단단한 암반 아래 터널망이 있어 내부에서는 안전하다. 그러나 발사를 위해 밖으로 나오는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이란 방공망이 무력화되면서 이스라엘·미국의 드론이 상공을 상시 감시하고 있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샘 레어 연구원은 “터널에서 나오는 순간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발사차량이 은신처를 벗어나 발사 지점으로 이동하면, 위성과 드론이 이를 탐지해 수분 내로 공습이 이루어진다.

발사 전 점검 절차는 최단 1시간이면 완료된다. 5~10명의 대원이 수백 킬로그램짜리 미사일을 레일에 장착하고, 기상·항법 데이터와 지구 형태·자전 정보까지 방대한 데이터를 입력해야 한다.

발사 버튼 누르면 위치 노출…15~20초 후 미사일 발사

발사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15~20초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며, 그 즉시 위치가 노출된다. 열기둥과 적외선 신호가 솟아올라 이란 상공의 위성에 포착된다. 위성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타격 드론·전투기에 좌표를 전달한다.

발사 후에는 20미터 길이의 발사차량을 신속히 은폐해야 한다. 이상적인 조건에서는 사전 준비된 발사 지점에서 설치부터 발사까지 10분이면 가능하다. 그러나 감시를 피해 도로변이나 들판에서 급조할 경우 유압 아암으로 차량을 안정시키는 등 30분이 추가된다.

이란의 UAE 공격 유형별 추이. 드론 공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지만 탄도미사일 공격은 급감했다. (단위: 건, 자료: UAE 국방부·FT)
이스라엘·美, 발사차량 300기 이상 파괴…발사 90% 줄어

이스라엘은 이번 분쟁에서 발사차량 300기 이상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분석가들은 이란에 100~200기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 전체 트럭 탑재형 발사차량 보유량에 대한 신뢰할 만한 수치는 알려진 바 없다.

발사차량 감소는 이란의 실제 타격 능력 저하로 이어졌다. 미국은 분쟁 초반 4일 동안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가 90% 가까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한 탄도미사일 발사 수는 개전 첫날 최대 165발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에는 7발로 줄었다.

베를린 헤르티스쿨의 마우로 질리 교수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이 게임을 하기가 더 힘들어진다”며 “발사차량이 줄어들수록 남은 각각의 차량을 추적하는 자산은 더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란, 분산·은폐 전략으로 맞서지만 한계 뚜렷

이란은 일부 발사차량을 농촌 지역에 분산 배치하고 헛간·숲·교량 하부에 숨기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나디미는 “분산 배치를 통해 더 많은 차량을 살아남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전략에도 한계가 있다. 발사차량에는 기지와 미사일 저장소를 오가는 재보급 트럭이 필요하고, 이것이 위치 노출의 단서가 된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일부 기지 입구를 붕괴시키면서 미사일 대원들이 빠져나올 출구도 줄어들고 있다.

나디미는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이란이 자폭 드론이나 소형 순항미사일에 더 의존하게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드론으로는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주요 발사 기지 위치 (자료: 알마 리서치, FT)
*일부 발사 기지는 지난해와 올해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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