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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는 300여년 전 조선 경종 때 계곡에 제방을 쌓아 물을 가둬 농번기 때 쓸 수 있는 저수지 용도로 만들어졌다. 4월 초~5월 중순이면 모내기용으로 물을 사용해 흔히 바닥을 드러낸다. 왕버들은 이때 뿌리를 물 위로 내놓고 호흡할 수 있다.
하지만 몇년 전 이곳 주민들은 제방 보수 공사를 하며 둑 높이를 올렸고 왕버들의 뿌리는 물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신세가 됐다. 이미 주산지 주변은 논농사에서 사과 과수원으로 대거 바뀌었다. 하지만 둑의 높이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
황정걸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개봉 이후 한해 관광객이 100만명까지 늘어나자 관광객이 계속 찾을 수 있도록 물을 따로 빼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에따라 과거 2m에 불과했던 주산지 수심은 4~8m까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왕버들이 물을 좋아해 물가에서 곧잘 자라지만 물속이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한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수면 위로 뿌리가 나와 어느정도 호흡할 수 있겠지만, 큰 나무가 이렇게 장시간 연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버들의 평균 수령은 300년인 반면 주산지 왕버들의 수령은 70~150년. 깊어진 물이 나무의 수령을 점점 단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관광객들도 주산지 절경이 사라질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덕호(47·경북 영주)씨는 “왕버들이 사라진다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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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대체 저수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하지만 대체 저수지 확보 비용이 50억원에 달해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황 소장은 “주산지에서 물을 빼는 일은 주민의 생존과 직간접적으로 엮인 문제이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주민과 원만하게 협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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