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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발원지가 이탈리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 메시지에, 심각한 상황을 놀리는 듯한 내용이 알려지자 이탈리아 국민들은 정색했다. 프랑스 방송이 감염자와 사망자가 쏟아져나오는 이웃 국가의 상황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풍자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이해한다고 해도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이탈리아 국민을 이런 식으로 비웃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렇게 민감한 시점에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면서 “프로그램 제작진을 이탈리아로 초대해 그들이 평생 먹어보지 못한 피자를 대접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탈리아 의회도 해당 방송사가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탈리안 피자의 본고장인 나폴리 당국은 해당 방송이 지역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에 프랑스 방송사는 문제의 영상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주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 내용은 프랑스 정부 및 국민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매우 무례하다”고 질타했다.
이후 크리스티앙 마세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는 공개적으로 피자를 먹으며 화난 이탈리아 국민들을 달래기에 나섰다. 3일(현지시각), 프랑스 대사는 이탈리아 외무장관의 초청으로 로마 중심가의 유명 나폴리 피자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프랑스 대사는 취재진들을 향해 “우리 프랑스인들은 피자를 좋아한다”고 말한 후, 피자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으로 지목된 이탈리아에서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누적 확진자 3천89명에 사망자는 107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