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리뷰 150분 26곡 향연…배우 박보검 깜짝 협연 '희야'부터 '말리꽃'까지…공감의 장 이끌어
[주성민 마름모 대표] 이승철의 목소리에 1만 2000여 명의 ‘떼창’이 더해지며 40년의 시간이 하나로 이어졌다. 지난 8월 1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KBS 한가위 대기획 ‘당신의 삶은 네버엔딩 스토리 - 이승철’은 이승철이 걸어온 음악 여정과 그의 노래를 가슴에 품고 살아온 관객들의 추억이 만나는 자리였다.
'당신의 삶은 네버엔딩 스토리 - 이승철' 공연의 한 장면(사진=KBS)
이승철은 150분 동안 26곡을 부르며 지난 40년을 되짚었다. 공연의 중심에는 데뷔 40주년이라는 숫자가 무색할 만큼 힘과 섬세함을 자유롭게 오간 목소리가 있었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황제 밴드’와 30인조 현악의 풍성한 연주가 그의 가창력을 더욱 빛냈다. 공연장 곳곳에 설치한 약 200대의 스피커를 활용한 입체적인 음향은 목소리의 작은 떨림까지 생생하게 전달했다.
공연의 문은 이승철의 부활 시절 대표곡 ‘희야’가 열었다. 7m 높이의 큐브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승철이 공중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며 첫 소절을 부르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마지막 콘서트’, ‘긴 하루’,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서쪽 하늘’, ‘그 사람’ 등 시대를 넘어 사랑받은 노래들이 펼쳐졌다. 익숙한 전주가 흐를 때마다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를 보탰다.
배우 박보검의 깜짝 등장도 특별한 장면을 만들었다. 박보검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한 뒤 이승철과 ‘내가 많이 사랑해요’를 함께 불렀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 출연을 계기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의 따뜻한 호흡은 공연에 색다른 감성을 더했다. 최호종, 효진초이, 리헤이 등 무용수들의 무대가 볼거리를 풍성하게 했다.
'당신의 삶은 네버엔딩 스토리 - 이승철' 공연의 한 장면(사진=KBS)
'당신의 삶은 네버엔딩 스토리 - 이승철' 공연의 한 장면(사진=KBS)
공연 후반부에는 새롭게 편곡한 ‘마이 러브’, ‘방황’, ‘오늘도 난’, ‘소녀시대’, ‘소리쳐’가 연이어 펼쳐지며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서정적인 발라드부터 록과 댄스 음악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구성은 이승철이 구축해온 폭넓은 음악 세계를 보여줬다. 공중 리프트와 대형 전광판, 레이저, 드론, 대형 에어벌룬 등 다채로운 연출은 이승철의 목소리와 무대의 에너지를 확장했다.
객석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청년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이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연인, 부부, 가족이 저마다 다른 추억을 품은 채 같은 노래로 연결됐다. 누군가에게는 첫사랑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청춘이었으며, 누군가에게는 위로였을 노래들이 세대와 시간을 넘어 공감의 장을 만들어냈다.
공연의 주제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 곡은 ‘네버엔딩 스토리’였다. 이승철과 관객들의 목소리가 합쳐지며 ‘가수와 대중이 함께 써온 40년 이야기’가 완성됐다. 이승철은 이후 ‘아마추어’, 앙코르곡 ‘말리꽃’, ‘인연’으로 긴 공연의 막을 내렸다.
이번 콘서트는 이승철의 지난 40년을 기념하는 데만 머물지 않았다. 한 시대의 기억이 된 노래들이 여전히 현재의 관객에게 닿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40년간 이어진 그의 음악 여정은 새로운 길로 향하고 있다. 공연 제목처럼 이승철의 노래가 써 내려갈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