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대외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넘어 주변국 외환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연결고리로 작동하는 만큼 외환 당국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과 연계성을 고려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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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유복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과 김권식 국제금융센터 조기경보실장은 최근 KDI가 발간한 ‘한·중·일 외환시장 간 변동성 전이 효과’ 논문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2010년 1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약 14년 3개월간 세 나라 환율의 동조화 현상을 실증 분석했다. 각국의 통화량(M2)과 산업생산, 단·장기 금리 차이와 같은 거시경제 기초여건(펀더멘털)은 물론, 글로벌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등 외부 공통 위험 요인을 통제한 후 3국 외환시장 간 변동성이 서로 얼마나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원화는 일본 엔화 시장의 충격을 일방적으로 흡수하는 구조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엔화 시장이 흔들릴 때 그 충격이 원화 시장으로 전이된 기간은 총 32개월에 달했다. 반면, 원화의 변동성이 엔화로 전이된 기간은 7개월에 불과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두 통화가 차지하는 위상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엔화가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반면 원화는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이 개선된 것과 무관하게 신흥국 통화의 성격이 강해 대외 충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세계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투자자들이 엔화를 대거 매입·매도하며 시장이 출렁이면, 원화가 받는 충격이 더 커진다는 얘기다.
주목할 대목은 원화가 충격의 종착지가 아니라 위안화로 향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연구 결과 원화 변동성이 위안화 시장으로 전이된 기간은 모두 87개월로, 위안화가 원화에 영향을 미친 기간(24개월)의 3.6배에 달했다. 특히 2014년 6월부터 2019년 4월까지는 무려 59개월 연속으로 원화의 영향이 이어졌다.
연구진은 중국의 엄격한 자본통제에서 원인을 찾았다. 중국은 하루 환율 변동 폭을 제한하는 등 외환시장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안화를 직접 거래해 위험을 헤지(회피)하기가 쉽지 않다. 대신 중국 경제와 연계성이 높고 거래가 자유로운 원화를 위안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이용한다.
투자의 우회 창구로 원화가 집중적으로 쓰이다 보니 원화 시장에 충격이 발생하고 변동성이 커지면 그 충격이 위안화 시장으로까지 확산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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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최근 글로벌 복합 위기 국면에서 한중일 외환시장의 연결성이 더 강해졌다고 봤다.
미국의 급격한 긴축과 ‘킹달러(달러 초강세)’ 현상이 이어진 2022년~2023년의 흐름이 대표적이다. 그 시기 원화와 위안화 사이 변동성 전이 계수는 0.3을 웃돌며 평상시보다 2~3배 높은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는 글로벌 충격이 발생했을 때 원화 시장의 변동성이 위안화 시장으로 전이되는 정도가 더 강해졌다는 의미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으며 정책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때 일본은행(BOJ)은 나 홀로 금융 완화 정책을 고집했다. 그 결과 엔·달러 환율이 150엔에 육박했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으며, 위안·달러 환율마저 7.2위안을 웃도는 등 동아시아 주요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세 나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과거보다 더 긴밀하게 연결됐으며 이 같은 위험이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엔화와 원화의 연쇄적인 궤적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4일(현지시간) CNBC와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다른 통화도 뒤따라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원화에서도 과도한 변동성을 봐왔다”고 콕 집어 경고했다. 특히 그는 “엔화가 약하기 때문에 원화도 약세를 보이고, 중국 역시 위안화 절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8/PS2608070009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