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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승리 메아리만…평화 구상 없는 美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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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호 기자I 2026.07.08 05:35:00

미국은 왜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는가
도널드 스토커|468쪽|플래닛미디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은 현대 전쟁의 낯익은 풍경을 다시 보여준다. 양측 모두 승리를 주장하지만, 무엇을 달성했고 갈등은 어떻게 끝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전쟁은 멈춘 듯 보이지만 평화가 왔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다. 미국 군사사학자이자 전략 연구가인 도널드 스토커의 ‘미국은 왜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는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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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에도 왜 전쟁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을까. 저자는 답을 전쟁의 승패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서 찾는다. 전쟁의 승리는 적을 얼마나 파괴했느냐가 아니라, 애초에 추구한 정치적 목표를 달성했느냐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통해 미국 전략의 반복된 허점을 짚는다. 특히 한국전쟁은 저자가 보기에 현대 제한전(어떤 국가가 한정된 자원을 투입해 수행하는 전쟁)의 원형이다. 북한의 남침을 막는다는 목적은 인천상륙작전 이후 한반도 통일로 바뀌었고, 중국군 개입 뒤에는 다시 현상 유지와 정전으로 수정됐다. 목적이 흔들리자 전략도 흔들렸고, 전쟁은 승리도 평화도 거두지 못했다.

저자는 ‘제한전’이라는 개념도 다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한전은 제한된 정치적 목적을 위한 전쟁이다.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정하지 못한 전쟁은 결국 ‘억제·관리·안정화’라는 이름의 장기전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만 무겁다. 국가는 왜 싸우는가, 무엇을 얻으면 이겼다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전쟁은 어떻게 끝내야 하는가. 전쟁 수행보다 어려운 것은 전쟁 종결이며, 평화에 대한 구상 없는 군사적 승리는 또 다른 실패의 시작일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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