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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북한군이 지난 5~7일 사흘 연속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에서 포병 사격을 하면서 9·19 군사합의를 노골적으로 무력화하자, 지난 8일 우리 군은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해상은 물론 육상 완충구역 내 훈련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이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 및 기동훈련을 당장 재개할 것처럼 발표했다가 신중한 자세로 돌아선 것은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아직 군사분계선(MDL) 5㎞ 이내 육상 완충구역에선 포병 사격 및 연대급 이상 부대 기동훈련을 하지 않고 있어 우리 군이 먼저 이를 재개하는 데 부담이 있을 수 있다.
이에 언제든지 육상 완충구역 내 훈련을 재개할 수 있지만, 당분간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킨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반면 해상 완충구역에선 북한군의 지난 5일 서해 NLL 인근 포 사격 때 서해 최북단 서북도서에 배치된 해병부대가 대응 사격에 나서 이미 우리 군의 훈련이 재개된 셈이다. 서북도서 해병부대는 9·19 군사합의 이후 포병 사격훈련을 실시하지 않다가 6년 5개월 만에 해상사격 훈련을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오전 8시께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동해상에서 순항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참이 북한군 발사 순항미사일을 포착해 발표한 것은 지난 24일 이후 4일 만이다.
그러나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 및 기동훈련과 해상 완충구역 내 함포 사격 및 함정 기동훈련은 당분간 재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국방부는 해상 및 육상 완충구역 내 훈련 재개는 육·해·공군이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민감한 훈련을 국방부나 합참의 지침 없이 알아서 재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두 개의 전쟁에 관여하고 있는 미국 측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더 높아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 사격 등 훈련 재개는 향후 북한의 도발 상황 및 수위에 따라 그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