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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며 국제 무역규범을 해치려하고 있는 미국을 회원국에서 탈퇴시키더라도 세계무역기구(WTO)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파스칼 라미 전 WTO 사무총장이 주장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미 전 총장은 이날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주최한 만찬행사에 참석해 가진 연설에서 “만약 한 강대국(=미국)이 국제적으로 정립된 무역 규범을 따르지 않으려 한다면 나머지 국가들은 이에 맞대응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UNCTAD는 국제 무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UN)에 설치한 상설기구다. 라미 전 총장은 프랑스 총리 보좌관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집행위원 등을 거쳐 WTO 총장을 역임했고 현재 자끄들로어연구소에 몸 담고 있다.
라미 전 총장은 “가장 우선시해야 하고 가장 바람직한 해결방법(플랜A)은 그 강대국에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하고 그것을 바로 잡도록 하는 것이지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그 강대국 없이도 시스템이 돌아갈 수 있도록 대비하는 플랜B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실제 플랜B를 가동하지 않더라도 플랜B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만으로도 플랜A가 더 잘 작동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플랜B 마련의 부수적 효과도 기대했다.
라미 전 총장은 “미국측 전술에 따라 3가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가장 긍정적인 결과는 미국측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WTO 규정을 개혁하는 일이 될 것이겠지만 지금보다 더 약한 무역 규정과 법 집행이 이뤄졌던 WTO 이전 시대로 돌아가는 중립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고 공격적으로 나오는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을 뺀 WTO 체제로 가는 세 번째 가능한 시나리오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무역을 겨냥한 미국측의 불만에 대해서는 “나 역시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측면이 있다”고 인정한 라미 전 총장은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 참모들은 글로벌 밸류체인의 현실을 외면한 채 국제 무역에 대해 중세적인 관점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트럼프 행정부)은 다자간 무역시스템을 윈윈으로 보지 않고 제로섬으로 보고 있다”며 “일정 부분 불공정한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개혁하지 않고 이를 폐기하고자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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