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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무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설계하는 것과 실제 고객 집에 제품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며 “영업을 하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실제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엌만 알아서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며 “인테리어 사업을 하면서 공간 전체를 이해하고 다른 자재와 제품의 특성, 시공 과정까지 경험한 것이 큰 자산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 팀장은 고객의 구매 방식이 달라진 점에 주목했다. 과거에는 ‘한샘’이라는 브랜드를 먼저 선택했다면 이제는 싱크볼과 수전, 상판의 소재와 색상 등 세부 사양을 직접 지정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SNS와 온라인을 통해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하면서 고객들이 제품을 고르는 기준도 한층 구체화됐다. 유 팀장은 “고객은 자신의 취향과 예산에 따라 부엌을 구성하는 요소를 개별적으로 선택하고 있다”라며 “규격을 집에 맞게 조정하는 것뿐 아니라 상판과 수전, 싱크볼 등 각각의 구성품을 원하는 제품으로 조합하는 가치선택형 소비가 느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샘은 고객 맞춤형으로 무려 60가지 모듈형 아일랜드와 소형가전까지 숨김수납하는 ‘수납 솔루션’을 내놨다. 이같은 ‘커스텀 키친’ 라인 ‘키친바흐’와 ‘유로 키친’의 올해 2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그는 “가격은 여전히 높은데 제품 차별성이 줄어들면 고객이 느끼는 효용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지가 제품 개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전략에서 탄생한 게 올해 신제품 ‘유로 500 젠’에 적용된 ‘엔지니어드 무늬목’이다. 천연 목재를 정교하게 결합해 천연 무늬목의 고급스러운 패턴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기존 천연목의 단점이었던 제각각인 패턴 불일치와 뒤틀림, 변색 현상을 완벽히 보완해 균일한 프리미엄 품질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까지 구현했다. 유 팀장은 “남들이 못하는 방식으로 고객에게 의미있게 다가가자는 가치로 엔지니어드 무늬목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라며 “과거 500만~600만원에 이르던 고가 제품을 PB화해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로 시장에 확산시킨 것도 한샘이 해온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주방 트렌드로는 미니멀리즘을 꼽으며 단순히 외관을 깔끔하게 만드는 차원을 넘어 생활 방식 자체를 간결하게 만들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넓은 아일랜드와 충분한 조리 공간을 갖춘 주방을 원하는 로망이 있지만 모든 집에서 이를 구현할 수는 없다”며 “제한된 공간 안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하면서 물건은 최대한 감추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한샘이 실제로 경쟁해야 할 상대는 다른 대형 가구 브랜드가 아니라고 했다. 브랜드 시장 안에서 경쟁사의 판매량을 따라잡는 데 집중하기보다 전체 시장에서 고객의 선택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브랜드끼리 서로 따라잡는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고객이 어떤 흐름으로 움직이는지 읽고 그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