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보통 정신적·육체적인 피로와 심리적 불안 등에 의해 일어나지만, 하지불안증후군은 원인과 증상이 더 다양하고 모호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쉽게 잠에 들지만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수시로 깨거나 구체적이진 않지만 뭔가 불편한 감각이 느껴져 자다가도 충동적으로 자기 몸을 마사지를 하거나 움직여야 하는 고통을 겪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잠을 자려 할 때 이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날로 불면증과 피로감이 더해져 낮 시간에도 업무나 학업에 악영향을 끼친다. 심지어 우울증과 불안증에 노출될 수도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성인의 약 5~10% 정도가 이런 증상을 호소할 만큼 유병률이 매우 높다.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추신경계 도파민 시스템의 불균형, 철분 결핍, 유전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은 높아지며 인지기능 저하 및 정신적인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가족력이 있으면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체내 철분이 결핍되면 정교한 운동 조절에 반드시 필요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생성에 영향을 미치면서 하지불안증후군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임신이나 빈혈, 말기신장질환 등 철분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에서도 이러한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이밖에 하지불안증후군은 혈액순환장애, 신경장애, 신부전, 비타민 또는 미네랄 부족, 임신이나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등과도 연관이 있다고 연구돼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그저 ‘피곤해서 그렇겠지’라고 생각해 방치하면 밤새 뒤척이게 되고 교감신경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뇌내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고혈압이나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당장 생명에 큰 위협이 없더라도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철분 부족이 원인이라면 철분 정맥주사제나 경구제를 투여해 증상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 같은 처방약으로 다스릴 수도 있다. 약물치료는 복용 후 하루 만에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며 대개 1~2주 내에 상당한 호전을 보인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환자의 증상이 다시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효 유지기간이나 증상 안정 후 재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아예 처음부터 듣지 않을 때 유용한 치료법으로 신개념 전기자극치료인 ‘호아타리젠요법’을 추천할 수 있다. 고전압의 미세전류를 리듬을 타며 세포에 흘려보내면 세포가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에너지를 잡아당기면서 손상된 세포의 재생과 기능 회복 효과를 얻는 게 이 치료의 원리다.
심영기 원장은 “전기에너지(음전하) 공급은 세포대사 활동의 에너지원인 APT 생산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인 도파민 부족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병든 세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며 “꾸준하게 전기자극치료를 시행하면 사막화된 세포가 다시 건강한 세포로 거듭나면서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질환도 치유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른 질병과 달리 혈액검사, X-레이와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신과나 신경과 전문의의 전문적인 문진을 받아야 한다. 하지정맥류와 헷갈리기 쉽기 때문에 감별이 필요하다. 자는 도중 다리가 벌레가 기어가듯 간질거리고, 쉽게 저리거나 피곤한 것은 두 질환이 같지만 하지정맥류는 종아리정맥의 혈액 역류를 막는 판막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심장으로 가던 혈액이 다시 아래로 역류해 발생하므로 원인이 확실하게 구분된다.
하지정맥류는 문제가 되는 혈관을 정확하게 찾아 혈관을 폐쇄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환자마다 증상의 원인과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심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혈관초음파로 진단하고, 경증인 경우 경화제 주사요법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며 “하지정맥류든 하지불안증후군이든 전기자극치료를 본 치료 전후에 시행하면 다리의 림프슬러지가 녹아 나와 배출되기 때문에 컨디션도 좋아지고 장기적으로 면역력 향상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증상이 심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발생되는 초기에 잘못된 생활습관 및 수면습관을 교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취침 시간 및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침대에 오래 눕지 않으며 수면의 질을 저해하는 과도한 카페인 섭취, 과음이나 흡연은 삼가야 한다. 취침 전 샤워, 족욕, 온찜질, 명상 등을 통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가벼운 마사지나 스트레칭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