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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행정부의 정통한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 법무부의 기소를 받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과 정권 관계자들에 대해 사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 법무부는 2020년 마두로 대통령과 정권 관계자들을 코카인 등 마약 밀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의 신병 구속으로 이어지는 정보에 대해 약 1500만 달러(약 205억원)의 포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한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WSJ에 내년 1월 마두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퇴진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이 마두로 정권 인사들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WSJ은 이번 논의는 베네수엘라 정치 야권에게 일말의 희망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대선 투표 종료 6시간 만에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3선 확정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중도 보수 성향의 야권 후보인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난 서방 조사기관의 출구조사 결과와 배치되는 데다 선관위가 개표 참관을 거부하고 실시간 상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부정선거 의혹이 일었다.
미국은 야권 후보인 곤살레스 후보가 승리했다는 성명을 발표해 그의 당선을 공식 인정한 바 있다.
부정선거 논란에 베네수엘라 곳곳에서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과 충돌하면서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주간 수천명의 반체제 인사를 체포했으며, 선거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된 대법원에 판단을 넘기면서 시간을 벌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WSJ은 마두로 정권을 축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국제사회가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로 정권의 11년간의 독재 통치 동안 베네수엘라는 경제 붕괴와 외교적 고립을 겪으면서 800만 명에 가까운 베네수엘라인들이 이주했다. 이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와 우크라이나보다도 많은 수치라고 WSJ은 짚었다.
미국이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위해 사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고 있지만, 마두로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카타르 도하에서 비밀 회담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에게 사면을 제안했지만, 그는 퇴임해야 하는 조건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마두로 대통령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는 미국이 자신을 존중하기만 한다면 대화에 열려 있다고 언급한 적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때에는 미국에게 베네수엘라의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고도 경고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 내부 문제에 간섭하지 않는 것, 그것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