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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원내대표는 20일, 선친의 49재 중 6재에 참석하기 위해 경북 울진 불영사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 속내를 터놨다. 칩거 일주일째인 주 원내대표는 우선 국회 복귀 여부에 대해 “상황이 바뀐 것이 전혀 없지 않느냐”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번 원구성은) 상임위원장·법사위원장을 누가 하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지금 완전히 파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상임위 강제배정이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역설했다. 앞서 상임위 강제배정은 1967년 7대 국회 이후 53년 만의 일로 알려졌었다. 주 원내대표는 “1967년 신민당 얘기를 하는데 당시 신민당 의원은 전원 무소속이었다”면서 “지금도 무소속은 국회의장이 상임위를 배정하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억울함을 표출했다. 그는 “상대 당 의원의 상임위를 일방적으로 배정하는 건 있을 수 없는 폭거다”면서 “저쪽(여당)에서 늘 하는 얘기가 ‘우리 당 혼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당신(야당)들 그래 봐야 소용없다’라는 거다. 그러면서 우리가 무슨 얘기만 하면 발목 잡는다고 말한다”고 토로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날 충북 보은군 속리사에 머물렀던 주 원내대표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해당 방문은 송언석 비서실장,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동행했다.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당의 일방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후 김 위원장은 주 원내대표 복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주 원내대표)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테니 기다려보시라”고 답했다. 이어 “일단 더는 여당하고 협상할 일은 없어져 버렸다”면서 “지금까지 해온 관행을 깨버렸다. 우리 나름의 대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 원내대표는 ‘항전’의 의지를 밝혔으나 여권은 눈에 띌만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이달 중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를 목표로하는 민주당은 김영진 총괄원내수석부대표를 앞세워 “주 원내대표가 어디 있는지 좀 알려달라. 알려주면 꼭 찾아뵙고 상의하고 싶다”언급했다. 이후 주 원내대표는 언론에 동선을 공개했다. 그러나 민주당 주요인사가 주 원내대표를 찾아갔다는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았다. 여권 내에서도 정성호 의원만이 “여야는 조건 없이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오는 정도다.
현재 박병석 국회의장은 1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연기하고 양당의 대화를 촉구한 상태다. 다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만약 통합당이 보이콧을 이어 간다면 상임위원장 비율은 의석 수에 따른 11 대 7이 아닌 18 대 0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