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지난 2일 오후 유류를 싣고 달리던 화물차 폭발사고로 8명의 사상자를 낸 가운데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0분께 경남 창원-김해 간 장유방향 창원터널 앞에서 엔진오일을 드럼통에 싣고 이송하던 5t 화물차가 폭발했다.
당시 화물차에 실려 있던 드럼통 가운데 35개가 맞은편 도로로 굴러떨어졌고, 반대 차선에서 달려오던 차량들이 폭발하는 기름통에 뒤엉키는 큰 사고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사고 화물차까지 10대의 차량이 전소되고, 화물차 운전자 76살 윤 모 씨 등 3명이 숨졌으며 5명이 화상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사고 당시 창원터널 주변을 지나던 차량들의 블랙박스 영상에는 참혹한 현장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차량에 화재가 나면서 한동안 폭발음이 크게 났고, 심한 매연과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창원터널 진입로 인근 도로는 불에 탄 기름 찌꺼기와 물이 범벅이 된 채 시커멓게 뒤덮여 있었다.
이후 폭발로 인해 불에 탄 차량들은 뼈대만 남아 있었고, 기름통들은 찌그러지거나 찢어진 상태로 곳곳에 굴러다녔다. 또 차량 파편들도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창원터널은 창원시와 김해시를 연결하는 왕복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다. 출·퇴근 시간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통행량은 8만~9만 대에 달한다.
또한 터널구간만 2.34km에 달할 뿐만 아니라 양방향 모두 경사로가 5% 이상인 도로와 연결돼 있어 평소에도 차량고장이나 사고가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 역시 터널을 빠져나온 화물차가 내리막을 달리다 일어났다.
경찰은 화물차를 뒤따라 가던 차량 운전자로부터 “사고 직전 화물차가 갑자기 지그재그로 달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졸음운전이나 브레이크 파열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화재 위험이 높은 기름통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것이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화물차가 모두 타 원인규명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3일 국과수에 의뢰해 차량 이상 여부 등을 검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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