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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허술했던 해상안전"..치부 보여준 '재발방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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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성 기자I 2014.02.18 10:01:04

도선사 면허체계 개편..3년前 폐기된 법안 다시 꺼내
기본적인 안전대책들 나열..해상안전 무관심 엿보여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18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기름유출사고 재발방지대책은 도선과 해상급유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수와 부산에서 보름 간격으로 잇따라 터진 기름유출 사고가 안전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18일 도선사의 면허체계 개편과 기상악화시 해상 급유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유류오염사고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이날 오전 박근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구관이 명관?..3년 전 폐기된 정책 다시 꺼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도선사 면허체계’ 개편이다. 도선사는 항만이나 운하 등에서 입·출항하는 선박에 탑승해 선박을 부두까지 안전하게 인도해주는 사람을 일컫는다.

정부는 도선면허 유효기간을 5년으로 줄이고 면허등급을 현행 2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화하는 등 면허체계를 개편할 예정이다.

면허갱신 시에는 적격 여부를 평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강등 내지 퇴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책은 전혀 새로울 게 없다. 이미 3년 전 당시 국토해양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가 국회에 제출됐다가, 회기 만료로 폐기된 법안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국토부는 도선사면허 등급을 1~4단계로 세분화하고, 사고를 자주 일으키는 도선사의 면허를 1등급 낮추는 법안을 추진하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손재학 해수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5년의 면허 유효기간을 두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을 들어 ‘새로운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도선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의 도선사 수는 현재 234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하루 평균 3척의 선박을 도선하는 등 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 일하고 있지만, 도선사 확충 등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재발방지책 뜯어보니…‘너무나 허술했던 안전관리’

이번 재발방지대책에는 도선사의 면허체계 개편 외에도 앞으로 추진될 20개 안팎의 안전관리 대책들이 망라돼 있다.

대표적인 것들을 꼽자면 기상악화 시 해상급유 가능 범위 조정을 비롯해 △유류부두 자동 경보시스템 구축 △송유관에 자동차단밸브 설치 △유조선 접·이안시 안전관리자 배치 △위험물 하역시설 인증체계 도입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 역시 해상 사고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거론됐던 정책을 다시 짜집기한 것에 불과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뒷북 대책을 남발한 뒤, 관심이 멀어지면 다시 흐지부지 되는 악습 속에서 지금껏 실행되지 않았던 것들이 상당수다.

기본적인 수준의 안전대책이 나열된 재발방지책을 두고 해수부의 해상 안전분야에 대한 무관심을 엿볼 수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조선 접·이안시 안전관리자 배치를 의무화하는 것만 해도 그렇다. 안전관리자가 제 때 배치되지 않아 안전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도, 해수부는 업계 관행에 맡긴 채 ‘나몰라라’ 해오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손 차관은 “이번 사고 대응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반영해 대규모 해양 오염사고 대응매뉴얼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선박 충돌 사고로 부산 앞바다에 기름을 대량으로 유출한 캡틴 반젤리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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