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공공기관도 '기간제 남발'…사유, 갱신 횟수 제한해야"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조민정 기자I 2026.04.24 05:30:02

국내 기간제 노동자 5년 만에 141만명 증가
정규직 전환율 8.6% 불과…2년 미만 계약 편법
"일시적 결원 대체만 허용…냉각기간 도입 필요"

[세종=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정부가 기간제 제도 개편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가운데 객관적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상 기간제 노동자가 2년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하는데 사업장에서 이를 피하기 위해 2년 미만 계약을 맺고 이를 여러 번 갱신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민간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에서도 이같은 편법이 나타나며 노동계에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의 불합리한 고용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감독, 온라인 상담센터 운영,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 마련 등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23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최근 ‘기간제 534만 시대, 사용사유 제한이 필요하다’를 주제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간제 노동자가 크게 늘어난 상황을 두고 기업들이 정규직 고용을 회피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무제한 기간제’를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기간제 노동자는 2020년 393만명에서 2025년 534만명으로 5년 만에 141만명 늘었고, 대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92만명에서 134만명으로 약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공공행정 및 사회보장행정의 기간제 근로자는 28.9%로, 전체 임금노동자 중 기간제 근로자 비중(23.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뿐 아니라 공공행정에서조차 여전히 기간제 근로자를 다수 고용하고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등 사업장들이 기간제 근로자를 선호하는 현상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현행 기간제법에 따르면 사업자가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2년 뒤 의무적으로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줄이기 위한 취지에서 2007년 시행된 법이지만 오히려 2년 미만의 계약을 맺는 편법만 늘어난 상황이다.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율은 2024년 말 기준 8.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과 유럽연합(EU) 지침 등 세계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입법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일시적으로 빈자리를 대체하는 등 ‘객관적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사용 사유’를 제한하는 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해야 하는 적합한 이유가 없을 경우에는 무기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같은 업무에 기간제 근로자를 계속 쓸 수 없도록 총 근무 기간이나 갱신 횟수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계약이 끝나면 일정 기간 동안 같은 업무에 기간제 근로자를 둘 수 없는 ‘냉각기간’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계약 종료 이후에는 계약 기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해당 업무에 기간제 근무자를 재고용할 수 없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정부의 행정 지침만으로는 현장의 편법을 막기에 역부족”이라며 “사업주의 일방적인 ‘회전문 고용’을 차단하는 입법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현실적 대안을 만들라는 지적에 따라 기간제법 개편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는 6월까지 기간제 고용 사업체의 사용 실태와 기간제 노동자의 근로 현황을 조사하고, 최종 개선안을 연내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에 실태 조사 및 전문가 포럼 등을 통해 기초 자료를 쌓은 후 이를 토대로 필요시 사회적 대화 등으로 나아갈 방침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