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직격탄…페인트업계 실적 ‘뚝’

김세연 기자I 2026.02.06 06:00:00

KCC, 작년 영업익 9.2%↓…4분기 32.3%↓
노루·삼화도 영업익 각각 30.9%·49.7% 감소
고환율로 주요 원자재 구입 비용 상승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최근 수년간 건설 경기 악화로 페인트(도료)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페인트 기업들의 작년 실적이 급격히 하락했다. 고환율로 인해 페인트 주요 원자재인 원유 관련 제품 구입 비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5일 중소기업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요 페인트 기업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업계 1위 KCC(002380)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한 4276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실적으로 보면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커진다. KCC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3%나 줄었다.

매출액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적다. 지난해 KCC의 매출액은 6조 4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1조 5564억원이었다. 많이 팔았지만 원료 비용의 증가로 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노루페인트(090350)와 삼화페인트(000390)공업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컸다.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각각 30.9%, 49.7% 줄어든 302억원, 95억원을 기록했다. KCC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매출액은 2024년과 비슷했다. 노루페인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7711억원, 삼화페인트의 매출액은 1.8% 감소한 6171억원이었다.

통상 페인트는 원유를 바탕으로 가공한 수지·안료·용제·첨가제 등 4가지 원재료로 구성된다. 국내 페인트 기업은 이 원재료를 해외에서 직접 매입하기 보다는 국내 원료사를 통해 구매한다. 그럼에도 원재료 대부분이 원유를 기반으로 한 제품들이라 유가와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최근 원재료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페인트 가격을 그에 맞춰 올릴 수는 없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그나마 KCC는 기업의 다른 사업부문인 실리콘 부문이 탄탄한 실적을 이어가며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감소 폭이 10%를 넘지 않았다. 페인트가 주 사업인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는 고환율 타격을 더욱 크게 받은 모습이다.

고환율 기조가 길어지자 원재료 비축분을 활용해 타격을 줄이는 방법도 무용지물이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제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원재료 재고를 6개월~1년 정도로 쌓아놓는다”며 “고환율 기조가 보이면 있는 재고를 활용하며 환율이 내려가길 기다리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며 그런 방법도 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원재료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등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국내 건설 경기가 다시 살아나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커지거나 환율이 떨어져 영업이익률을 높이지 않는 이상 큰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CC 관계자는 “원재료 공급선을 다변화해 원가를 안정시키며 제품 믹스 비율을 개선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여 중장기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과 신제품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1400원 중반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2분기에 1300원 후반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3분기 다시 상승세를 보이더니 4분기에 1400원 후반대에 머물며 원유 및 수입 원자재 가격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2월 첫째주 환율은 1450~1460원을 넘나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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