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매매 3개월 후 감정가로 증여세 부과…法 "취소해야"

성주원 기자I 2025.09.29 07:00:00

땅 거래 당시와 감정평가 시점 사이 공사 진행
法 "7월 감정가액을 4월 시가로 볼 수 없어" 판단
원고에 부과된 증여세 12억 처분 모두 취소 명령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토지 거래가 이뤄진 뒤 3개월 후 감정평가액을 거래 당시 시가로 봐서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서 처분이 법원에서 취소됐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이데일리DB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영민)는 원고 A씨 등 3명이 서초세무서장과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원고들은 2020년 4월 광주시 소재 임야 1만8070㎡를 4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D감정평가법인이 같은 해 7월 해당 토지의 시가를 72억원으로 평가했다. 세무서는 이 72억원을 토지 거래가 이뤄진 4월 당시의 시가로 보고 증여세를 계산했다.

세무서는 A씨에게 6억6900만원, B씨에게 1억3300만원, C씨에게 4억3600만원의 증여세를 각각 부과했다.

원고들은 “토지 거래 후 감정평가가 있기까지 3개월 사이에 토지 현황이 바뀌었다”며 “7월 감정가를 4월 시가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9년 12월부터 해당 토지에 창고건물이 지어지고 있었다. 2020년 3월 공사 진행률은 2.4%였다. 하지만 같은 해 8월에는 46.3%로 늘어났다. 토지 거래가 이뤄진 2020년 4월과 감정평가가 실시된 7월 사이 창고건물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며 토지 가치가 변했을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법원이 D감정평가법인에 사실조회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했다. 감정평가법인은 “2020년 4월부터 7월 사이 공사 진행 정도에 변동이 있었다”며 “그에 따라 감정평가액은 변동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

또한 2020년 4월 토지 지목은 ‘임야’였다. 하지만 D감정평가법인은 7월 당시 지목을 ‘공장용지’로 잡고 토지 가격을 산정했다. D감정평가법인은 “토지 형질을 변경하는 경우 감정평가액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2020년 7월에 계산한 감정가를 매매 당시인 2020년 4월 시가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감정가액은 매매계약 체결 당시 토지의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매매계약 체결 당시 토지의 시가를 정할 수 없다”며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처분은 모두 위법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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