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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CATL은 합작 파트너사인 스텔란티스와 40억유로 규모의 대규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스페인 사라고사에 설립할 예정이다. 공장은 축구 경기장 약 100개 크기로, 양사는 아직 공사를 시작하진 않았지만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CATL은 공장 건설과 설비 도입을 위해 2000명의 자사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럽 주요 국가에서 진행된 중국 기업의 프로젝트 중 전례 없는 규모다. CATL의 지식 및 핵심 기술 유출을 최대한 통제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스텔란티스 측은 CATL의 기술 공유 여부와 관련해 언급을 거부했다.
현지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CATL이 배터리 제조 핵심 기술을 공유하지 않고 직접 설치와 운용에 참여한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스텔란티스 노동자 대표 호세 후안 아르세이스는 건설과 설치까지 모두 중국 전문가가 담당한다면서 “중국 측은 기술을 현지에 이전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CATL은 독일, 헝가리 등의 공장에서도 유사한 매커니즘을 유지하고 있다. 초기 시험 운영은 중국 인력이 주도하고, 본격 양산 이후 현지 노동자와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번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 역시 완공 이후에는 스페인 현지인 3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첨단 배터리 설비와 제조공정 노하우는 철저히 공개를 꺼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유럽 내 배터리 기술 자립 필요성, 중국 의존 심화 및 기술 유출 우려 등이 공존하는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에는 스페인 정부와 유럽연합(EU)의 지원 자금도 투입된다.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Vox)는 “중국에 기술과 자금을 모두 빼앗길 위험이 있다. 기술 이전도 없고 결국 이득은 중국에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 야당인 인민당(PP) 등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자동차 생산거점의 안정성 확보,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을 부각하며 중국의 투자를 환영했다.
스페인 정부와 유럽 자동차산업협회도 “중국 LFP 배터리 기술 없이 산업 재편은 불가능하다”며 현실론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3월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 기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웨덴 노스볼트마저 파산하며 이러한 인식이 더욱 확산했다.
FT는 “CATL의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의 첨단 제조업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높이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략과 일치한다”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자리잡는다면 스페인과 유럽 자동차 산업 전체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CATL 외에도 AESC 엔비젼이 스페인 서부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고션과 협력 중인 폭스바겐도 독일 및 스페인 발렌시아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의 마틴 세베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LG와 삼성 등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는 유럽 현지 공급업체로부터 원자재를 구매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중국 기업은 자국에서 맞춤형으로 수입한다”며 “EU 차원의 통일된 규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