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측이 대응할 수 있는 기한은 촉박하다. 금융감독원 신고 및 공시 등 공개매수에 필요한 형식적 절차를 감안할 때 징검다리 휴일을 제외하면 2영업일(9월30일과 10월2일)이 남는다. MBK측 공개매수 시한은 10월4일이다.
이대로라면 MBK가 예고한 영풍정밀 유통물량 전부와 고려아연 지분(6.98~14.61%)을 최대로 확보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 경우 고려아연 지분 49.55%를 확보, 의결권 없는 주식인 자사주(2.41%)를 제외한 50.82%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34.01%로 상당하다. 이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해임안 통과가 쉽지 않은 조건이다. 우선 내년 결산 주주총회까지 임시 주주총회 결의안에 현 이사회가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또 이사 해임을 위해선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여야 하는데, 이는 특별결의사항으로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및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만일 국민연금(지분 7.83%)이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고 계속 지분을 보유한다고 가정하면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된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연일 여론전을 통해 공격에 나선 배경이다.
이와 별개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최 회장 측은 바이아웃 사모투자펀드를 비롯해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한화그룹 등 다방면으로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영풍 측이 의결권 주식 절반을 내준 MBK도 향후 출구전략 모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최 회장 측의 에퀴티(Equity) 자금 확보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CP(기업어음)와 주식담보대출 등 여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도 배임 우려 및 시장가 하락 리스크가 높아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온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이 34%의 지분을 가진 상황에서 MBK가 과반을 확보하더라도 완전히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은 상당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권 향방이 불투명한 만큼 최 회장 역시도 우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