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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만원 내면 복제약 허가"..의약품 허가제 전면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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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승현 기자I 2014.06.24 10:31:46

3년에 한번 제조시설 품질관리 검증..갱신제 첫 도입
품목별 사전허가제 폐지..의약품 허가규제 완화
제약업계 판도변화 예고 "우수업체 중심으로 재편"
적합판정서 있으면 의약품 생산..시장 난립 우려도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의약품 허가제도가 6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 제조시설의 품질관리 기준은 엄격해지고 불필요한 규제는 철폐된다. 이에 따라 우수 제조시설을 보유한 업체를 중심으로 제약업계 판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의약품 허가 절차를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의약품 제조시설 3년마다 허가 받아라

개정 내용에는 의약품 제조시설은 3년에 한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신설됐다. 의약품을 생산하는 모든 공장은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이 허용된다는 의미다. 사실상 의약품 제조시설에 대해 3년에 한번 허가증을 발급하는 허가 갱신제가 도입되는 셈이다. 기존에는 한번 적합 판정을 받으면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GMP 허가가 유지됐다.

다만 제조시설이 적합판정서를 받은 3년 동안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의 허가는 간소화된다. 그동안은 의약품 허가받을 때마다 제조시설 점검을 반드시 거쳐야 했지만, 적합판정서를 받은 3년 동안은 제조시설 기준의 적합 여부를 갈음할 수 있도록 바꾼다.

모든 의약품 각각의 품목별로 별도로 제조시설에 대한 품질관리 수준을 통과해야 하는 기존의 ‘품목별 사전 GMP’라는 허가체계의 근간을 전면 뜯어고친 변화로 평가된다.

식약처는 GMP 적합판정서 도입으로 제조시설의 품질관리 기준은 엄격해졌다고 강조한다. 김상봉 식약처 의약품품질과장은 “GMP 적합판정서를 받으려면 3년에 한번 제조시설에 대한 엄격한 점검을 통과해야 한다”면서 “지속적으로 제조시설 기준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는 업체는 의약품을 생산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년 허가를 받기 위해 공장을 미리 돌려서 생산한 의약품 수백만정이 유효기간이 지나 버려지는 등 매번 품질관리 통과를 위해 비용손실이 적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는 판매할 제품만 생산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선 불필요한 손실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93만원만 내면 복제약 1개 허가’..시장난립 우려

허가제도 변경으로 제약사들은 평소 제조시설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1개의 공장에서 많게는 100개 품목 이상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자칫 관리소홀로 적합판정서 발급에 실패하면 곧바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막대한 손실을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우수 제조시설을 확보한 제약사들이 앞으로 의약품 생산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는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휴업을 반복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의약품을 생산하는 등 제약사 간판만 달고 있는 업체는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탁 의약품의 허가 간소화로 시장 난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에는 다른 업체가 대신 생산해주는 위탁 의약품이 허가를 받으려면 3개 제조단위를 미리 생산토록 했지만 앞으로는 해당 제조시설이 적합판정서를 보유하면 간단한 신청 서류만으로도 허가를 받을 수 있다. 허가용 의약품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부담을 덜고 허가 신청 수수료 93만원 가량만 부담하면 신규 제네릭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적합판정서를 받은 다른 업체의 공장을 빌려 허가받은 제네릭 제품이 봇물처럼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의약품 허가 품목 수는 제도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지난 2008년 품목별 사전 GMP의 도입으로 허가절차가 엄격해지자 이듬해부터 전문의약품의 허가 건수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11년 말 생물학적동등성시험 규정을 폐지하자 전문의약품 허가 건수는 2년만에 무려 70.6% 치솟았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제조시설의 안전관리 강화로 어정쩡한 수준의 의약품 공장은 사라지는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위탁 생산 의약품의 허가 간소화로 공장을 직접 가동하지 않고 다른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제약사가 급증하면서 시장은 더욱 혼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도별 전문의약품 허가 건수(단위: 건,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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