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기업인들에게 기준금리 향배와 관련, “연말까지 상황을 보고 금리를 조정하면서 거시적으로 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제주 해비치호텔&리조트에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에서다. 전날(13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바 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냉탕·온탕 왔다 갔다 하면 거시정책의 틀이 흔들린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어려운 이유로 물가와 가계부채 문제를 꼽았다. 그는 “기술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갈 것이냐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어쩔 수 없지만 가계부채가 큰 것은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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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대중(對中) 수출 감소와 관련해선 “많은 분이 미·중 관계 악화 속에서 우리가 중간에 끼어 수출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나는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중국에 대한 수출은 팬데믹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10여년 간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에 이를 하지 않았던 여파가 미·중 갈등과 함께 겹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우리도 새로운 산업으로 변화해 갔어야 하는데,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지 않고 중국의 낮은 임금을 향유하며 10년간 안주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변화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단기적인 거시경제 안정과 인플레이션 등은 한은이 할 수 있지만, 새로운 변화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선 사실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회의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바뀔 때가 됐다”고 했다. 이 총재는 강연 이후 ‘우리가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란 한 청중의 질문에 대해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구조조정 숙제만 풀어낼 수 있다면 일본처럼 고생을 겪지 않고도 저성장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