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은 23일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다”며 “해당 생산시설의 작업을 모두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함께 안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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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0분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샤니 제빵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가 기계에 손가락이 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컨베이어벨트로 올라가는 빵 제품 중 불량품이 발생하자 이를 빼내려다가 기계에 손가락이 끼는 바람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SPC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고는 검수 과정에서 이상을 발견한 근로자가 해당 박스를 빼내려다 발생했다”며 “해당 직원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이 병원을 방문에 직원과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며 “현장에서는 사고 노동자 외에 2명이 더 있었으며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해당 공장은 전 공정을 멈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사업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경찰은 공장직원 등을 상대로 작업장과 작업자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사고를 당한 근로자의 과실 여부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도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파악 중이다.
특히 노동부는 SPC그룹을 대상으로 강력한 산업안전보건 기획감독을 시행키로 했다. SPC그룹의 식품·원료 계열사를 대상으로 현장의 유해·위험요인뿐 아니라 안전보건 관리 체계 등 구조적인 원인을 점검·개선 지도할 예정이다. 금주 내에 감독 대상을 특정한 뒤 불시에 감독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SPC그룹 외에도 식품 혼합기 등 위험한 기계·장비를 보유한 전국 13만50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24일부터 오는 12월 2일까지 6주간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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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은 지난 21일 허영인 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 1000억원을 투자해 산재사고 재발방지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노동단체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한 SPC 불매운동이 쉽게 사그러들지는 않는 모양새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새벽 샤니 제빵공장에서 노동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며 “SPC그룹의 대국민 사과와 안전관리 강화 약속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불매운동 움직임에 SPC 대표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 점주들도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모인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산업안전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SPL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안타까움과 질책에 가맹점주들도 같은 마음이며 공감하고 있다”며 “회사에는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대국민 사과를 통해 약속한 안전경영강화 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의 분노가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일반 가맹점에게도 큰 고통인 것도 사실”이라며 “가맹점주들이 소중한 고객분들에게 파는 파리바게뜨 빵의 생산과 배송·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이 위생적으로 깨끗하고 생산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에서 생산될 수 있도록 내부의 감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호소했다.